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 뒷문에 공백이 생겼다. 주전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한다. 조상우는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에 출전, 메달 획득으로 병역 혜택을 기대했지만, 야구대표팀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0월 마감된 2022년 1차 국군체육부대(상무) 모집에 지원하지 않아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사회복무요원이었다.
조상우의 대체 자원을 고심하던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김태훈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일단 마무리 투수로 김태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상우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에 가깝다. 시속 150㎞ 강속구를 장착한 파이어볼러로 마무리 투수 경험이 풍부하다. 2019년부터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따냈다. 2020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33세이브를 기록, 데뷔 첫 구원왕에 올랐다. 그해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10.6개. 통산 세이브가 키움 현역 투수 중 최다인 82개다. 고우석(LG 트윈스)과 함께 '포스트 오승환'의 대표주자로 손꼽힌다.
팀 내 조상우와 가장 흡사한 투수는 안우진이다. 같은 오른손 투수로 파이어볼러라는 점도 닮았다.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은 오히려 조상우보다 더 빠르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선 선발 등판해 시속 157㎞ 강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기도 했다. 마무리 투수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다. 2020년 잠시 뒷문을 맡아 2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우진의 새 시즌 보직은 선발이 유력하다.
중책을 맡게 된 김태훈은 불펜의 마당쇠였다. 최근 세 시즌 연속 6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지난해에는 66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15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시즌 말미 조상우를 대신해 임시 마무리 투수로 뛰었다. 두 자릿수 홀드를 따낸 리그 24명의 불펜 투수 중 두 자릿수 세이브까지 챙긴 건 그가 유일했다. 조상우, 안우진과 비교하면 구속이 빠르진 않다. 대신 움직임이 큰 투심 패스트볼로 노련하게 범타를 유도한다.
키움은 불펜에 변화가 많다. 베테랑 오주원이 은퇴했고 조상우뿐만 아니라 왼손 필승조 김성민도 군 복무로 잠시 팀을 떠났다. 수술 후 재활 치료 중인 왼손 불펜 이영준의 복귀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신인 2년 차 장재영의 1군 안착 여부도 물음표다. 그만큼 새 마무리 투수 김태훈에 거는 기대가 크다.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다. 홍원기 감독은 "(불펜 선수 중에서) 김태훈의 경험이 가장 많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