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경애(서드), 김초희(세컨드), 김영미(핍스)로 구성된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강릉시청)'이 9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베이징 입성 후 첫 공식 훈련을 했다.
팀 킴은 10일 캐나다와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대회 규정상 사전 훈련은 첫 경기 하루 전에만 할 수 있다. 주어진 시간은 1시간. 선수들은 장내 4개 시트를 모두 돌며 빙질에 적응했고, 개별적으로는 드로우 감각을 점검했다. 임명석 감독은 캐나다전이 진행되는 시트(2번)와 사용하는 노란색 스톤을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팀 킴은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컬링 신드롬'을 일으켰다. 대회 전까지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예선전에서 선전을 거듭하며 시선을 끌어모았다. 한일전이 성사된 준결승전까지 승리하며 국민적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팀 리더 김은정은 특유의 진지한 모습으로 '안경 선배'라는 애칭을 얻었고, 그가 스위핑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동료 김영미를 향해 '영미~'라고 외치는 장면도 대회 내내 화제를 모았다.
평창 대회는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12월 열린 올림픽 자격대회(OQE)에서 올림픽 진출 티켓을 따냈다. 김선영은 "아무래도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 현장에 왔다는 사실이 더 와 닿는 것 같다. 더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4년 사이 변화가 있었다. 당시 핍스(후보)였던 김초희가 세컨드로 올라섰다. 최근 2년 사이 기량이 급성장한 김초희는 "올림픽이 큰 대회지만, 의식하지 않겠다. 경기에서 연습한 대로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번 대회에선 핍스로 대기하는 김영미는 "평창 대회보다 (김은정에게) 내 이름이 덜 불릴 수 있겠지만, 섭섭하진 않다. 팀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웃었다.
평창 대회와 달리 원정 올림픽이다. 시트의 성질, 장내 분위기 등 변수가 많다. 쇼트트랙은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으로 얼룩졌다. 중국도 여자컬링에 출전하다.
팀 킴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일단 빙질 적응은 걱정하지 않는다. 김은정은 "컬(스톤의 주행 곡선 궤적)의 정도나 스피드는 최대한 빨리 적응할 문제"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선영도 "컬링 아이스는 대회마다 차이가 있다. 경기를 거듭하며 적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은정은 "컬링은 상대적으로 심판과 지도자의 경기 개입이 적다. 싱킹 타임(Thinking time) 분배를 잘하고, 선수 사이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관중의 극성스러운 응원에 적응하기 위해 이미 국내 훈련 중 소음 훈련도 진행했다고 한다.
컬링 경기가 열리는 아쿠아틱 센터는 '마린 보이' 박태환이 2008년 하계올림픽에서 금메달(남자 400m 자유형)을 땄던 곳이다. 김은정은 "좋은 일이 있었던 곳에서 좋은 기운을 받길 바라고 있다"라고 했다. 4강 진출을 목표로 내세운 이들은 "좋은 성적을 의식할수록 역효과가 있더라.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