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영미(세컨드), 김경애(세컨드)로 구성된 한국은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풀리그 4차전에서 중국에 5-6으로 패했다. 약체로 평가받는 중국에 패한 한국은 예선 전적 2승2패를 기록했다. 4강 토너먼트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랭킹 3위 한국은 9위 중국보다 전력이 앞서 있다. 2019·2020년 맞붙은 다섯 경기에서 4승(1패)을 거두며 우세를 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명섭 대표팀 감독은 "경기를 치를수록 까다로운 팀"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중국이 12일 스웨덴전에서 예선 3연패 후 첫 승을 거두며 반등한 점도 변수였다.
한국은 선공으로 나선 1엔드 2점을 올렸다. 스킵 김은정의 마지막 스톤(빨강)이 하우스 중앙인 버튼에 있던 중국 스톤(노랑)을 쳐내며 1번(버튼에 가장 가까운 스톤)에 자리했다. 중국 바이스 스킵 왕루이가 다른 스톤 뒤로 휘감아 들어가는 컴어라운드 샷을 시도했지만, 앞에 있던 한국 스톤을 맞고 1번에 자리하지 못했다. 후공이 유리한 컬링에서 한국이 선공 팀이 점수를 빼앗는 '스틸'을 해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다시 선공으로 나선 2엔드는 1점을 내줬다. 김은정이 절묘한 샷으로 10번째 스톤을 버튼에 보냈지만, 중국 바이스 스킵 왕루이가 이 스톤을 쳐내고 1번을 차지했다. 3엔드는 스틸도 허용했다. 김은정이 10번째 스톤으로 1번에 자리하고 있던 중국 스톤을 포함, 상대 스톤 2개를 모두 내보내는 더블 테이크아웃을 노렸지만, 가장 앞에서 가드하고 있던 스톤에 막히고 말았다. 한국이 1점을 더 내줬다.
중국 선수들은 샷 정확도는 엔드가 거듭될수록 좋아졌다. 반면 한국은 실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2-2 동점에서 공방전이 이어졌다. 한국은 후공으로 나선 4엔드 1득점에 그쳤고, 5엔드는 1점을 내줬다. 6엔드는 스틸당할 위기에서 김은정이 정확한 컴어라운드 샷으로 버튼 안에 스톤을 넣었다. 다시 4-3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8엔드 역전을 허용했다. 중국 왕루이가 마지막 샷으로 한국 스톤을 쳐내고 버튼을 차지했다. 원래 2번 자리에 있었던 중국 스톤과 함께 2점을 냈다. 한국이 4-5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은 9엔드를 블랭크(두 팀 모두 무득점)로 만들고 10엔드 후공을 잡았다. 다득점으로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1득점에 그쳤고 후공을 내준 채 엑스트라 엔드를 맞았다. 김은정이 10번째 스톤으로 테이크아웃에 성공하며 1번을 차지했지만, 왕루이의 마지막 샷이 한국 스톤을 쳐내고 버튼에 자리했다. 한국의 패전이 확정됐다.
베이징 올림픽 내내 개최국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직접 피해를 받았다. 그래서 이날 컬링 '한중전'에 관심이 모였다. 중국 관중의 극성 응원이 한국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됐다. 하지만 중국이 끌려가는 경기 양상 속에 장내는 전반적으로 잠잠했다. 그러나 급격히 경기력이 떨어지며 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14일 오전 미국과 예선 5차전, 오후 숙적 일본과 6차전을 치른다. 준결승 진출 분수령이다. 한국은 4년 전 평창 올림픽 준결승에서 일본에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