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반환점을 돈 14일 기준 우리 대표팀은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종합 15위에 자리하고 있다. 당초 대한체육회가 예상한 이번 올림픽 예상 성적은 '금메달 1~2개, 종합 15위권 달성'이었다. 올림픽 초반 쇼트트랙 편파판정 시비 등을 겪으며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지만 선수단은 더욱 단단하게 뭉쳤고, 목표 초과 달성을 향해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겠지만, 그 뒤에서 'BBQ'의 힘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윤홍근 회장, 대표팀에 통 큰 후원
14일 업계에 따르면 윤홍근 제네시스 BBQ 회장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은 이래 국가대표 선수단에 격려 물품과 격려금 전달 등 아낌없는 후원으로 빙상 종목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특히 윤 회장은 이번 올림픽 경기를 앞두고는 선수단장직을 맡고, 메달리스트에게 통 큰 포상금을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금메달 1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3000만원의 포상금을 각각 배정했다. 또 단체전(쇼트트랙 계주, 스피드스케이팅팀 추월) 메달리스트에 대해서도 포상금을 내걸었다.
앞서 4년 전 평창 때는 개인종목 메달리스트들에게 금메달 5000만원, 은메달 2000만원, 동메달 1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번 포상금 규모는 두 배 이상 인상된 금액이다.
대표팀 지도자에게도 메달에 따라 포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윤 단장은 또 지원인력과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단 등에 대해서도 소정의 격려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후원사를 떠난 후 관리단체로 지정돼 내분을 겪으며 ‘뜨거운 감자’ 신세였던 빙상연맹 회장을 고심 끝에 윤 단장이 맡았다"며 "국민적 관심사인 스포츠 종목을 지원해 기업 이미지와 기업인의 명예를 높일 수 있고, 윤 단장도 그런 의미로 빙상연맹 회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선수들 치킨 예찬…홍보 효과 톡톡
윤 단장은 대표팀에 물질적인 지원과 더불어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사기 진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개최국 텃세 판정'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직접 항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가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하자, 윤홍근 단장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피땀 흘려 가꾼 쇼트트랙 선수들의 4년의 청춘을 지켜내지 못해 대한민국 선수단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죄와 용서를 구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가능한 방법을 모두 찾아 절차에 맞게 즉시 CAS에 제소하겠다"며 "다시는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윤홍근 단장의 이런 발언은 국민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대표팀 선수들 역시 앞다퉈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처럼 '치킨 예찬'이 이어지고 있다.
첫 테이프는 황대헌이 끊었다. 지난 9일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낸 뒤 '선수촌으로 돌아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치킨을 먹고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내가 치킨을 엄청나게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건 차준환이었다. 차준환은 10일 끝난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경기에서 한국 선수 최고 성적(5위)을 기록했다. 다음날 공식 훈련에서 기자를 만난 차준환은 "사실 나도 치킨을 좋아한다. 치킨은 내 소울푸드"라고 웃었다.
11일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최민정도 빠지지 않았다. 최민정은 경기 직후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눈물을 보였다. 그런 그도 경기 뒤 인터뷰에서 '무엇이 가장 먹고 싶으냐'고 얘기하자 "먹고 싶은 게 많은데, 치킨도 좋아한다. BBQ 황금올리브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이에 윤 단장은 "응원하는 국민이 꿈과 희망을 갖도록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다면 (치킨 연금 지급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훌륭한 사회생활' 덕분에 제너시스BBQ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황금올리브치킨의 주문량은 평소보다 30% 정도 증가했다. 이번 올림픽의 최대 수혜 기업은 BBQ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BBQ 관계자는 “치킨 연금 지급 방식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회가 끝난 뒤에 본사 내부적으로 협의가 끝나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홍근 단장은 이달 21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