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강릉시청)’은 16일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년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부 예선 7차전에서 스위스에 4-8로 아깝게 졌다. 8엔드까지 4-4로 팽팽히 맞섰지만, 9엔드와 10엔드에 2점씩 내줬다.
이번 대회는 10개국이 한 번씩 맞붙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상위 4팀이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그제 일본을 꺾고 4강행 불씨를 살렸던 한국은 남은 3경기를 다 이겨야 4강행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3승4패에 그친 한국은 4강 진출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날 오전에 총 3경기가 치러졌는데 캐나다는 미국을 7-6으로 꺾고 4승3패가 됐다. 미국은 4승4패에 그쳤다. 영국이 중국에 4-8로 덜미를 잡히며 4승4패에 머물렀다. 스위스는 7승1패로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2위 스웨덴(5승2패), 공동 3위 캐나다와 일본(4승3패) 공동 5위 영국과 미국 순이다. 한국은 공동 6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한국은 이날 오후 9시5분 덴마크전을 갖고, 17일 스웨덴과 최종전을 남겨뒀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일단 2경기를 다 이긴 뒤 경쟁팀과 승패, 승자승, 드로샷 챌린지(DSC, 라스트 스톤 드로의 평균값)를 따져봐야 한다.
스위스는 현존 세계 최강 팀이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이자 이번 대회 중간 순위 1위다. 한국은 최근 스위스에 2-10으로 지는 등 3연패를 당한 바 있다. 한국은 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초희(세컨드), 김경애(서드)가 나섰다. 스위스는 트린초니 실비나가 스킵을 맡고, 알리나 페츠가 마지막 투구를 전담했다.
아이스 탐색전을 펼친 1엔드는 블랭크 엔드가 됐다. 하우스 내 스톤이 없어 양 팀 모두 무득점 처리가 됐고, 스위스의 후공이 유지됐다. 2엔드에서 한국이 불리한 선공이었는데도 1득점하며 ‘스틸(선공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김은정이 스톤 하나를 제거해 스위스의 실수를 유발했다.
3엔드에 1점을 내준 한국은 4엔드에 김은정의 마지막 샷으로 1점을 얻어 2-1로 앞서갔다. 하지만 5엔드에 후공을 잡은 스위스가 노련한 전략을 펼쳤다. 김은정의 마지막 스톤이 약했다. 스위스 페츠가 뒤에 있던 한국 스톤을 제거해 3득점을 가져갔다. 6엔드에 스위스가 까다로운 상황을 만들었지만, 김은정이 마지막 샷으로 확실히 ‘1번’을 만들어 1점을 따라갔다.
한국은 7엔드에 다시 1점 스틸에 성공해 4-4를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김은정이 가드를 잘 세웠다. 페츠가 샷 실수를 범한 데 이어 마지막 드로우도 길었다. 스위스는 8엔드를 블랭크 엔드로 가져가며 후공을 유지했다.
9엔드에서 스톤을 3개씩 남겨둔 가운데 한국은 타임아웃을 썼다. 마지막에 스위스 스톤 2개, 한국 1개 스톤이 버튼 인근에 위치했다. 티와 스톤 사이의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도구인 '메이저'를 사용한 끝에 스위스의 2득점이 인정됐다. 4-6으로 돌입한 10엔드에서 한국은 2점 이상 획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위스가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치며 한국을 압박했다. 김은정이 마지막 샷이 빗나갔고, 메이저를 돌린 끝에 스위스의 2득점이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