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프로야구 KBO 퓨처스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지난해 7월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김태연이 내야땅볼을 치고 1루로 달려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지난해 깜짝 활약을 펼쳤던 김태연(25·한화 이글스)이 이번 봄 수비 담금질에 한창이다.
한화는 지난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젊고 유망한 내야진, 닉킹험-라이언 카펜터-김민우로 이어지는 3선발은 막강했다. 그러나 약점이 너무 컸다. 특히 외야진의 부진이 심각했다. 정은원-노시환-하주석이 뛰는 내야진과 달리 주전급 역량을 보여준 선수가 거의 없었다. 지난 시즌 한화 외야진의 성적은 타율 0.198, OPS(출루율+장타율)가 0.566에 불과했다. 모두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 성적이다.
스토브 리그 동안 외야수 FA(자유계약선수)가 시장에 대거 나왔지만, 아무도 영입하지 못했다. 한유섬(SSG 랜더스)과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소속팀과 장기계약을 맺고 잔류해 이후에도 외야 FA 영입이 쉽지 않아졌다. 새 외국인 타자로 공수 모두 기대할만한 외야수 마이크 터크먼이 왔지만, 지난해 외야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
한화가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선택한 첫 번째 카드는 김태연이다. 김태연은 지난해 5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 OPS 0.838 3홈런 34타점을 기록했다. 주전 3루수 노시환이 결장할 때 빈자리는 물론 외야수로도 144이닝을 소화했다. 성적은 뛰어나지만 자리가 마땅치 않다. 3루에는 노시환이 있고 1루 역시 이성곤이 기용될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해 출중했던 그의 공격력을 믿고 그의 포지션을 외야수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낯선 외야 수비다. 수비 부담이 적은 코너 외야라도 전문 내야수였던 김태연에게는 낯선 분야다. 스프링캠프에서 1과제도 외야 수비 적응으로 잡고 전상렬 한화 외야 수비 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흐리고 있다. 전상렬 코치는 “포지션 변경이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3주라는 짧은 시간임에도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김)태연이가 잘 따라와 준 덕분인 것 같다”라고 지난 19일 거제에서 마친 1차 캠프 성과를 전했다.
전상렬 코치는 “훈련 동안 김태연의 내야수로서의 스텝이나 자세를 외야수에 맞게 바꾸려고 노력했다”며 “(타구를 보고 뛰는) 첫발 스타트도 훈련 중이다. 본인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오는 타구에 맞춰 조정하고 뛰어가는 부분도 함께 짚었다”고 전했다. 전 코치는 “특히 전문 외야수도 힘든 부분이 머리 뒤로 넘어가는 타구에 대한 수비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며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계속하다 보니 선수 스스로가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면서 터득했다. 2차 캠프부터는 훈련한 내용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실전에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