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잠시 멈췄던 V리그가 여자부 경기를 시작으로 일정을 재개했다.
지난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는 홈팀 KGC인삼공사와 원정팀 한국도로공사가 맞붙었다. 여자부 경기가 열린 건 지난 11일 페퍼저축은행-흥국생명전 이후 열흘 만이다.
V리그는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직격탄에 리그를 잠시 중단했다. 팀마다 확진자가 속출함에 따라 경기 최소 구성 인원인 12명을 못 꾸리는 팀이 계속 발생했기 때문이다. 팀 상황에 따라 일부 경기가 순연되다가 여자부는 12일, 남자부는 14일부터 잠정 중단했다.
21일 인삼공사-도로공사전에 나선 선수들의 몸놀림은 우려한 대로 무거웠다. 코로나19 확진과 자가격리 등으로 선수들의 컨디션도 정상일 리 없었고, 손발을 맞춘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과 이영택 인삼공사 감독 모두 "훈련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했고, 일부 선수는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아예 빠지거나 짧은 시간만 뛰었다.
이미 예상된 부분이다. 선수와 스태프가 양성 판정을 받거나 격리되면서 리그 중단 기간 제대로 훈련한 팀은 거의 없다. 실전 감각 및 컨디션 회복의 시간이 부족하다. 부상 위험도 커진 게 사실이다. 4위로 갈 길 바쁜 KGC인삼공사는 21일 도로공사에 1-3으로 졌지만, 이영택 감독은 "선수들이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했을 정도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코로나19 대응 메뉴얼과 방역 당국 지침에 따라 양성 판정자에 대한 7일간 자가격리와 3일간 관찰 기간을 바탕으로 남녀부 모두 열흘 동안 리그 중단 기간을 정했다. 리그를 정상적으로 완주하려면 계속 멈춰있을 수 없다. 또한 4월 2일 프로야구 개막과 맞물려 중계방송 일정 등도 고려해야 한다.
적게는 다른 팀보다 두 경기를 적게 치른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은 22일과 23일 2연전을 치른다. 하루 휴식 후 25일 다시 일정을 소화한다. 정규시즌에선 보기 드문 일정이다. 도로공사도 21일 인삼공사전을 마친 뒤 하루 휴식하고 23일 현대건설과 맞붙는다.
남자부는 당초 25일 리그 재개 예정이었으나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팀들은 리그 정상 운영 기준인 12명의 선수 엔트리를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리그 재개는 28일로 사흘 더 미뤄졌다. 당초 발표한 재편성 일정은 다시 수정해 발표될 예정이다.
KOVO는 배구 코트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경기중 코트 체인지를 실시하지 않도록 했다. 또 경기장 바닥에 선수들이 흘린 땀을 닦는 마퍼를 운영하지 않고, 서브하는 선수에게 공을 던져주는 볼 리트리버 역시 최소 인원으로 운영한다. 연맹은 "리그가 완주될 수 있도록 더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