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우승한 호원대. [사진 한국대학축구연맹]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도자로서 우승은 선수 때와 완전 다른 것 같다. 선수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올해 춘계대학축구대회를 평정한 홍광철(48) 호원대 감독이 감격에 찬 얼굴로 말했다. 호원대는 지난 26일 경남 통영공설운동장에서 끝난 제58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용인대를 꺾고 우승했다. 양 팀은 정규시간을 넘어 연장전까지 1-1로 팽팽하게 맞섰다. 승부차기에서 호원대가 5-4로 앞서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4년 축구부 창단 이래 첫 우승이다. 홍 감독은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동계훈련을 착실히 잘했던 것 같다. 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너무 컸다. 솔직히 지도자들이 이곳에 와서 한 게 없다. 그 정도로 선수들이 준비됐고 잘했다”고 했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청주대(0-0 무), 고려대(0-3 패)를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라간 20강전에서 우석대를 3-0으로 누르며 기세를 올렸다. 이후 중앙대(3-0 승) 상지대(1-0 승) 선문대(2-1 승)를 꺾었고, 결승전에서도 용인대를 제압하며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승승장구의 배경에는 수비 축구가 있었다. 탄탄한 수비 후 역습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미안한 마음을 먼저 전했다. 그는 “솔직히 너무 수비 축구를 해서 선수들뿐만 아니라 용인대에도 미안하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걸 선수들이 120% 해줬다”고 밝혔다.
결승전에서는 골키퍼 김민서와 김성동의 ‘선방쇼’가 펼쳐졌다. 둘은 몸을 사리지 않는 선방으로 용인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홍 감독은 후반전을 앞두고 김민서를 김성동으로 교체하는 강수도 뒀다. 홍 감독은 “누구를 넣어도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골키퍼 코치와 이야기가 됐던 부분이었다. 승부차기까지 고려한 사항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후회 없이 뛰어보자는 감독의 지시를 선수들은 그대로 실천했다. 홍 감독은 “용인대는 성적도 좋고 우승을 많이 한 팀이지만 우리가 못할 건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며 “호원대의 축구는 '후회 없는 축구'다. 선수들에게 도망가는 축구를 하지 말고 자유롭게 공격하라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