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지난해 5월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한화 강재민이 구원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강재민(25)은 지난해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얼굴 중 한 명이었다. 평균자책점 2.13 13홀드 5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뒷문을 확실히 지켰다. 특히 전반기에는 평균자책점 1.04로 리그 최고의 수호신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4.50으로 다소 흔들리면서 아쉬움은 있었지만, 데뷔 후 2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지켜내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일간스포츠와 만난 강재민은 지난해 호투와 부진 모두 기술적 요인이 아닌 멘털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강재민은 “신인 때 50경기의 경험을 쌓은 덕분에 자신 있게 작년 시즌을 시작했다. 내 공을 믿고 던졌던 게 성적으로 나온 것 같다”며 “실제로 자신감을 갖고 던졌을 때와 아니었을 때의 차이를 느꼈다. 지난해 후반기 부진 때도 작은 부상과 연속 실점한 기간 때문에 자신감이 흔들렸던 탓이 컸다. 시즌 막판 이전의 마음가짐을 되찾고 던지니 다시 좋아지더라”라고 되돌아봤다.
꼼꼼한 전력 분석도 남달랐다. 이동걸 한화 투수 코치는 강재민에 대해 “강재민은 등판 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다. 등판 전 상대할 타순, 선수에 대해서 볼 배합을 불펜에서부터 정립하고 나간다”고 칭찬했다. 강재민은 “1군 불펜에서 자리 잡으려면 타자들을 알아가는 게 중요한 듯하다”며 “불펜은 타자들을 만나는 횟수가 제한적이지만, 그 한두 번을 이기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타자 분석 여부에 결과가 많이 바뀐다”고 했다.
올해 캠프에서는 메이저리그(MLB) 직장 폐쇄로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류현진(35 토론토 블루제이스)과도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강재민은 “선배님은 후배들이 따로 물어보기도 전에 대화를 통해 조언해주신다. 전력 분석을 하는 방법이라든지, 카운트 싸움할 때와 결정구로 던질 때 변화구를 던지는 느낌의 차이 같은 것을 들었다”며 “오늘(7일) 아침에는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님이 주최한 투수조 미팅에 선배님도 함께하셨다. 미팅 후 질의응답을 통해 후배 5명의 질문에도 대답해주셨다”고 전했다.
지난해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활약했던 강재민은 올해 투심 패스트볼의 비중을 높인다. 강재민은 “투심은 작년부터 썼지만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다”며 “작년부터 3구종 문제를 많이 의식했다. 따로 떨어지는 공이 필요했던 건 아니다. 1, 2구종인 직구와 슬라이더의 효율을 높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호성적을 거두고도 도쿄올림픽에 승선하지 못했던 강재민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선이 유력하다. 올해 캠프를 앞두고는 “아시안게임과 마무리 투수가 큰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재민은 “목표를 이루려면 기술적인 부분보다 꾸준함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작년에도 전반기 때 좋았고 후반기 때 아쉽지 않았나. 그러지 않아야 한다”며 “올 시즌뿐 아니라 앞으로 5년, 10년, 내가 야구할 수 있는 마지막까지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