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 베드라 비치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본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의 딸 샘 우즈가 아버지에게 명예의 전당 헌액 트로피를 전했다. 우즈는 딸을 가볍게 안고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
PGA 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 기록(82승)을 보유하고 있는 우즈가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공식 입회했다. 그는 지난 2020년 명예의 전당 측이 가입 기준 연령을 만 50세에서 만 45세로 낮춘 뒤 선발위원회 투표에서 75% 이상 지지를 하면서 입회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행사가 미뤄졌고, 2년 만에 입회식이 열렸다. 우즈는 역대 최연소 나이에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1994년부터 22년간 PGA 투어 커미셔너로 재임해 투어를 키운 팀 핀첨, 골프장을 설계한 최초의 여성인 메리언 홀린스, US여자오픈에서 통산 3차례 우승했던 수지 맥스웰 버닝 등이 우즈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그레이 컬러의 재킷과 블랙 팬츠를 입고 입회식 행사에 참석한 우즈는 어머니 쿨티다, 연인 에리카 허먼, 딸 샘, 아들 찰리 등 가족의 축하를 받았다. 2007년생인 샘은 우즈를 소개하면서 “나와 동생은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사실 몰랐다. 아버지는 항상 편견과 불가능에 맞섰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모든 걸 극복했고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우즈가 세계 골프 역사에 남긴 족적은 크다. 세계 랭킹 1위를 683주 동안 기록했고,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11차례나 받았다. 무엇보다 세계 프로골프의 중흥을 이끌었단 평가를 받았다. 인종차별 등 편견을 비롯해 각종 스캔들과 사고에도 굴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차량 전복 사고를 당한 우즈는 힘겨운 재활 끝에 지난해 말 아들 찰리와 2인1조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에 나서 건재를 과시했다. 우즈는 올해 PGA 투어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즈는 입회 연설에서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두 배로 노력해야 절반의 가능성이 생긴다. 흑인으로 살아갈 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면서 “내게는 특별한 부모님과 코치, 친구들이 있었다. 명예의 전당은 나를 여기까지 오도록 도와준 사람들과 함께하는 영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료 골퍼들도 우즈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저스틴 토마스,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는 이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우즈는 골프를 폭넓고 매력적인 스포츠로 만들었다. 우리는 모두 우즈 덕분에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