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막내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대출 영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범 후 가계대출 규제로 손발이 묶였던 토스뱅크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다. 상반기에는 사업자 신용대출을, 하반기에는 전세대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대출 조건을 완화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영끌·빚투 등 금융 시장의 과열 현상으로 2020년 하반기부터 1년여간 지속해 온 비정상적인 대출 억제 조치들을 은행들이 조금씩 정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선 공약에 대출 완화가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대출 문턱이 낮아지지 않겠나"라고 관측했다.
특히 출범 9일 만에 대출이 막혔던 토스뱅크로써는 올해가 본격적인 영업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토스뱅크는 출범을 선언한 직후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해 신규 대출이 막힌 바 있다. 이에 토스뱅크가 출범 후 2달간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은 5315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1~2월 대출 영업을 재개하면서 토스뱅크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이 1조9446억 원까지 치솟았다. 2개월 만에 1조4131억 원의 대출을 취급한 셈이다.
시중은행의 가계부채가 감소세로 전환된 사이 토스뱅크는 오히려 규모를 키운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요구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상당 수준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최근 토스뱅크는 신규취급 대출 차주 중 31.75%가 중·저신용자였으며 이들은 평균 2320만 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는 올해 말 42%, 내년 말 44%다.
토스뱅크 측은 “대출 중단 시점을 기준으로 비중이 약 33%에 도달했지만, 이후 기존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이 이어져 연말 기준으로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들에 가계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이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17.0%, 케이뱅크 16.6%, 토스뱅크가 23.9%를 기록하면서 토스뱅크만 부응하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가 첫 영업 시작이나 다름없는 토스뱅크는 다른 인터넷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계부채 총량관리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며 "다른 대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일만 남아 있어 규모를 키우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의 모습. 당장 토스뱅크는 대출 자산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대출금리 비교에 따르면 지난 1월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중 4% 미만의 금리 비중은 42.60%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에서 1~2등 신용평가를 받은 고객의 평균 금리가 4.19%인 것을 고려하면 4% 미만 대출자는 고신용자로 볼 수 있다. 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42%를 넘겼다는 얘기다.
이는 KB국민은행 45.5%, 신한은행 45.6%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반면 카카오뱅크(0%), 케이뱅크(12.90%)와 비교하면 높은 비중이다. 이는 토스뱅크가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지난 1월 활발한 대출 영업을 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여기에다 대출 포트폴리오 꾸리기에도 나섰다. 지난달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비대면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전세자금대출을 내놓을 계획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공격적인 영업이 아닌, 원래 계획대로 영업을 시작한 것"이라며 "개인사업자 대출은 이제 다음 주 한 달이 된다"며 말을 아꼈다. 또 "전세대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