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한민수 파라아이스하키(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12일 2022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복병’ 중국에 0-4로 패하며 2연속 동메달을 놓친 직후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미래를 기약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동계패럴림픽 출전 사상 첫 동메달을 딴 한국 파라아이스하키는 이번 대회 2회 연속 메달 획득을 노렸으나, 전날 준결승에서 캐나다에 0-11로 완패한 뒤 이날 중국에도 패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종료 후 한민수 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에는 20대부터 50대까지 모였다. ‘메달을 획득해야겠다’라는 간절한 마음을 갖고 세대 차이도 극복하며 힘든 훈련과 부상도 이겨내고 했다”며 “경기를 하다 보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졌다고 해서 낙심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한 감독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이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은 환경에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평창 대회에서 파라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기적의 메달'을 따낸 이후 이천선수촌 내에 전용링크장을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평창 이후 새롭게 생긴 파라아이스하키 실업팀도 없다.
그는 “사실 우리 모두는 어떻게 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지만 평창 대회 이후에 우리나라의 파라아이스하키에 많은 변화가 없었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안정된 경제생활이 가능해진 실업팀(강원도청)이 생긴 이후에 오랜 시간 동안 팀워크가 다져지면서 평창 때 동메달이라는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지금은) 실업팀이 한 개이다 보니, 국내에서 선의의 경쟁이 되지 않는다. 정체된 느낌이 사실 없지 않아 있다”고 토로했다.
일단 세대교체가 시급하다는 것이 한 감독의 진단이다.
이번 대회 대표팀 17명의 평균 연령은 39.2세다. 대표팀 내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는 1996년생 이재웅과 최시우였다. 반면 동메달을 획득한 중국 대표팀 18명의 평균 연령은 26.3세였다. 이번 대회에서 8골을 넣은 중국 에이스 선이펑도 1998년생이다.
한 감독은 “욕심 같아서는 실업팀들이 생겨서 어린 선수들이 발굴이 되고 좋은 환경에서 서로 경쟁을 한다면 한국 파라아이스하키의 앞날이 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는 더 많은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고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한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서 파라아이스하키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철 총감독도 13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아이스하키 같은 경우는 이천선수촌내에 빙상 시설이 없어서 외부에서 (훈련을) 한다. 부족한 시설들을 선수촌 내에 확충을 해서 선수들이 조금 더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