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3루수 맷 채프먼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절이던 지난해 3루에서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현역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맷 채프먼(29)을 전격 영입했다.
토론토 구단은 유망주 4명을 주는 대가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부터 채프먼을 영입했다고 17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채프먼은 MLB를 대표하는 3루수 중 한 명이다. 데뷔 후 5시즌 동안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총 111개의 아치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커리어하이인 2019년에는 무려 36홈런을 기록하며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채프먼의 진가는 수비에 있다.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를 3회 수상했다. 이뿐만 아니라 포지션 불문 그해 리그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플래티넘 글러브까지 2회 받았다. 부상에 시달렸던 2020년을 제외하면 OAA(평균 대비 타구 처리 기여도) 최저 기록이 +7, 최고 기록은 +17에 이른다. 통산 OAA도 +49(리그 10위)나 된다. 이 부문 10위 이내 선수 중 센터 라인(유격수, 2루수, 중견수)이 아닌 선수는 3루수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뿐이다. 아레나도 역시 플래티넘 글러브 수상자다.
철벽 수비력을 지닌 채프먼의 합류는 토론토 투수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토론토는 지난해 캐번 비지오(OAA -3)가 3루에서 적응하지 못하자 산티아고 에스피날(OAA +5)을 주전 3루수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에스피날의 수비력은 좋았지만, 홈런이 단 2개에 불과할 만큼 타격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주전 유격수 보 비솃 역시 출중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 안정감이 떨어졌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 채프먼이 합류한다면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비지오와 에스피날 이상의 성적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오클랜드 시절인 2019년 주전 유격수였던 마커스 시미언의 수비 안정화를 도운 이력도 기대를 높인다. 수비 범위가 넓은 채프먼이 유격수 쪽 타구를 처리해준 덕분에 시미언은 수비 부담을 덜어내며 개인 최고의 타격 성적을 냈다. 채프먼의 합류가 젊은 내야진의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채프먼은 땅볼 유도를 많이 하는 류현진에게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 수비력보다 공격력을 중시했던 토론토 야수진 성향 탓에 류현진은 지난 2년간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장면을 여러 번 연출했다. MLB.com은 “류현진은 지난해 3루수 쪽 타구(2021년 3루 땅볼 73개·리그 1위)가 많았다. 시속 90마일 직구를 우타자들이 당겨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채프먼은 2021시즌 류현진에게 매우 귀중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MLB.com은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류현진이 오른쪽에 벽(채프먼)이 서 있는 것을 보게 된다면 매우 기뻐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며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이건 엄청난 일이다. 상대 타자들이 당겨치게 하면 채프먼이 잡아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3루수 맷 채프먼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뛰던 지난해 9월 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관건은 부상 회복 여부다. 지난 2020년 고관절 부상으로 시즌 60경기 중 3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그는 지난해 수비(OAA +17)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타격에서는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홈런 27개를 날렸으나 타율 0.210, OPS(출루율+장타율) 0.716에 불과했다. 채프먼이 주전 3루수로 긴 수비 이닝을 소화하려면 결국 타격이 살아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