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시범경기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회초 송찬의가 타격을 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022 KBO리그 시범경기 홈런 1위는 우타자 송찬의(23·LG 트윈스)다. 많은 야구팬들에게 아직 낯선 이름이다.
송찬의는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6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2회 첫 타석에서 솔로포를 기록했다. NC 선발 신민혁의 2구째 직구(시속 141㎞)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홈런을 터뜨렸다.
시범경기 3호 홈런을 날린 송찬의는 KT 위즈 헨리 라모스, SSG 랜더스 임석진(이상 2홈런)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지난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0-0으로 맞선 8회 결승 솔로 홈런을 쳤고, 1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9회 쐐기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송찬의는 아직 1군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이름조차 낯선 선수다. 2018년 LG 2차 7라운드 전체 67순위로 입단해 퓨처스(2군)리그에서만 뛰었고, 그 사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무명의 그가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313(16타수 5안타) 3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6타석에서 안타 5개를 쳐냈는데, 그 가운데 장타가 4개(홈런 3개, 3루타 1개)에 이른다.
그는 일찌감치 코치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류지현 LG 감독은 1군 데뷔전도 갖지 못한 5년 차 송찬의를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넣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그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타격 재능을 선보인 덕분이었다. 2018~2019 퓨처스리그 타율 0.154에 그쳤던 송찬의는 지난해 타율 0.301 장타율 0.568을 기록했다. 류지현 감독은 "직접 지켜보니 스윙 궤도가 좋더라. 타격(콘택트)의 면적이 크다"고 칭찬했다. 지난겨울 LG에 합류한 이호준 1군 타격코치도 LG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중 한 명으로 송찬의를 손꼽았다.
코치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송찬의는 두둑한 배짱도 자랑한다. 지난 14일 키움전에서 기록한 홈런은 볼카운트 3볼-0스트라이크에서 때려낸 것이다. 신인급 선수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송찬의는 활용도가 높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출장한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중견수와 좌익수, 우익수를 비롯해 유격수와 2루수, 1루수로 나섰다. 포수와 3루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 모두 출전하면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LG의 주전 야수진이 워낙 탄탄해 송찬의가 선배들을 당장 제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면, LG 벤치가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
LG에는 전통적으로 좌타자가 많다. 올 시즌에도 1~3번 홍창기-박해민-김현수를 비롯해 오지환과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까지 모두 왼손 타자다. 우타자 송찬의가 장타력을 선보인다면 멀티 플레이어, 백업으로 활용도가 높아진다.
송찬의는 "요즘 야구가 재미있다. 응원하는 기사를 보면 '내가 관심을 받고 있구나'라고 느낀다"며 웃었다. 시범경기 4연승(1무 포함)으로 선두를 달리는 LG도 송찬의의 등장에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