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 5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19개 중 스트라이크는 11개. 직구(10개)와 변화구(9개)의 비율은 1대1에 가까웠다. 팀은 1-7로 패했지만, 시범경기 다섯 번째 등판에서도 실점하지 않으며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장재영은 시범경기에서 순항하고 있다. 22일까지 5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5이닝 동안 허용한 피안타가 2개. 볼넷 5개를 내줬지만, 탈삼진도 6개를 잡아냈다.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난 공이 줄었다는 게 고무적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21일 경기 전 "일단 좋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변화구 비율을 높이면서 제구가 잡혔다"고 말했다.
홍원기 감독은 "안 좋아지는 타이밍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때를 어떻게 겪어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며 "어느 정도 제구가 잡히고 본인의 생각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시범경기를 통해 지켜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주자가 있는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계속 안정감을 유지해야 한다. 장재영은 지난해 주자가 없을 때 피출루율 0.386을 기록했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선 수치가 0.532까지 치솟았다.
장재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볼넷이다. 장재영은 덕수고 3학년 때 비공식으로 시속 157㎞ 강속구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하지만 '제구 불안'이 꼬리표처럼 붙었다. 데뷔 첫 시즌이던 지난해 9이닝당 볼넷이 12.23개. 4월 29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3분의 1이닝 5볼넷 5실점으로 자멸했다. 비효율적인 피칭으로 인해 이닝당 투구 수가 23.2개로 많았다. 결국 9월 16일 1군에서 제외된 뒤 2군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키움은 겨우내 장재영에 공을 들였다. 11월 마무리 캠프부터 송신영 투수코치가 전담해 심리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그 결과 제구를 살리기 위해 변화구 비율을 높이는 선택을 했다. 홍원기 감독은 "주변에서 변화구 비율을 높이면 구속이 떨어지지 않냐고 하는데 패스트볼은 언제든지 시속 150㎞를 던질 수 있다. 아무리 빠른 공을 가지고 있어도 제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시범경기 테스트 중인 장재영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다. 그는 "캠프 때 변화구 연습을 많이 했다. 시범경기지만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횟수가 늘어난 건 사실"이라며 "타자는 내 주무기가 직구라는 걸 알길 때문에 변화구를 구사하면 타이밍 잡기도 어렵고 그만큼 직구가 더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반겼다. 이어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한다. 볼을 던진 이후에도 다음 공은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많은 도움을 주신 송신영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