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자랑하는 자타공인 파이어볼러 김윤수.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이다. IS 포토 세이브왕 오승환(40)도, 다승왕 데이비드 뷰캐넌(33·이상 삼성 라이온즈)도 아니다. 삼성 파이어볼러 김윤수(23)가 동경하는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1)이다. 김윤수는 "최근 최준용의 영상을 많이 찾아보고 있다. 내 눈에는 (가장) 이상적으로 투구하는 투수인 것 같다"며 "투수는 공을 뿌리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최준용을 보면 최대한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와 뿌려주는 느낌이 난다"고 극찬했다.
김윤수는 지난해 혹독한 1년을 보냈다. 20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6.63을 기록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를 따냈던 2020년의 활약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왼 어깨를 다치고 (회복한 뒤) 1군에 올라왔다 다시 내려갈 때 '이렇게 하면 발전이 없겠구나' 생각했다. 한 달 정도 (2군에서) 조규제 코치님이랑 투구 메커니즘을 바꿨다"며 "남들이 봤을 때는 모르겠지만, 기초부터 다 바꿔서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최준용은 김윤수와 달리 2021년을 최고의 시즌으로 보냈다. 44경기에 등판해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시즌 뒤 열린 신인왕 투표에선 이의리(KIA 타이거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일간스포츠 야구팀이 KBO리그 10개 구단 간판타자 30명을 상대로 진행한 '올해 최고의 직구를 던진 투수가 누구냐'는 설문에서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최다 득표자(10표)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의 핵심 투수로 맹활약한 최준용. 연합뉴스 타격 1위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직구에 헛스윙을 잘 하지 않는데, 최준용의 직구에는 헛스윙한 기억이 많다"고 했다. 홈런 1위 최정(SSG 랜더스)은 "구속이나 투구의 분당 회전수(RPM) 등 객관적인 수치가 높기도 하고, 체감한 구위도 무척 좋았다"고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김윤수는 단 1표도 받지 못했다. 손쉽게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지고 평균구속도 최준용에게 뒤지지 않지만, 타자들의 체감 위력은 크지 않았다. 볼넷에 발목이 잡혀 마운드 위에서 자멸하는 모습도 꽤 잦았다.
김윤수에게 최준용은 '좋은 롤모델'이다. 릴리스 포인트가 앞에 형성되면 타자가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그만큼 체감 속도는 커진다. 안정된 컨트롤은 직구의 위력을 더 배가 시킨다. 하지만 막연하게 흉내 내는 건 경계해야 한다. 자칫 투구 밸런스가 더 깨질 수 있다. 김윤수는 "투수는 각자의 투구 리듬이 있다. 그걸 지키면서 보완해야 할 점이 캐치 되면 부족한 부분만 그 선수의 느낌이 들어보려고 연습한다. 폼을 따라 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윤수에게 2022년은 중요한 시즌이다. 달라진 모습으로 불펜의 한 자리를 꿰차야 한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이 가능한 나이여서 성적에 따라 태극마크도 기대할 수 있다. 병역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그는 "이제 프로 5년 차인데 몸 상태는 가장 좋다"며 "작년, 재작년보다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난 공이 많이 없어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