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가수 오기택이 23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고등학교 때 상경해 성동공고 기계과를 졸업하고 당시 가수 등용문이던 동화예술학원에 입학했다.
1961년 동화예술학원 재학 중 ‘제1회 KBS 직장인 콩쿠르’에 동화백화점 대표로 출전해 1등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인 1962년 4월 20일 계약금 5000원을 받고 당시 메이저 음반사였던 신세기와 전속 가수 계약을 맺으면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고인을 스타로 만들어 준 노래는 1963년 ‘영등포의 밤’이다. 이 노래는 산업 현장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당시 서민의 꿈과 애환이 담겼다. 1966년에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이후 ‘고향 무정’, ‘아빠의 청춘’, ‘남산 블루스’, ‘충청도 아줌마’, ‘비 내리는 판문점’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1960년대 간판 인기 가수로 등극했다. 특유의 매력적인 저음으로 노래를 불러 ‘저음의 마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6년 바다낚시를 갔다가 사고로 크게 다쳐 건강이 악화했다. 이후 지병으로 치료를 받다 최근 증세가 악화해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고향인 해남에서 2007년부터 매년 ‘오기택 가요제’가 열리고 있다. 또 2010년 서울 영등포구에는 ‘영등포의 밤’을 기리는 노래비가 세워졌고, 2018년 해남에 오기택 노래비도 만들어졌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전 재산은 고향의 해남고에 장학금으로 기부된다.
빈소는 26일 서울 한강성심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