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는 대체불가토큰으로, 특정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내용을 블록체인에 저장한 디지털 자산의 한 종류이다.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콘텐트의 원본(진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아는 EV6, 콘셉트 EV9, 니로 EV 등 자사 전기차를 재해석한 6개 작품을 내놨다. 판매 수량은 작품별 각 10개씩 총 60개다. 가격은 개당 350 클레이로 우리 돈으로 따지면 49만원 정도(1클레이 1399원 기준)다.
반응은 뜨거웠다. NFT 유통 서비스 클립드롭스에 올라온 기아 EV NFT 6종이 판매 개시 15초 만에 모두 팔렸다.
기아 관계자는 "10개밖에 없는 작품이라는 희소성이 미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수익금을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해양환경보호단체 동아시아 바다공동체 오션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브랜드의 NFT 작품 판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달 '스페이스 키'라는 이름의 NFT를 내놨다. 스페이스 키는 실제로 우주에 다녀온 탄소섬유 소재로, 5개 한정판으로 제작됐다. 2019년 람보르기니는 연구 목적으로 탄소 섬유 샘플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던 적이 있다. 최근 소더비와 함께 진행한 경매에서 이 NFT는 개당 약 2억4200만 원에 낙찰됐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지난 1월 음악, 패션, 그래픽 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NFT를 발행했다. 아티스트들은 벤츠 G클래스 모델 기반으로 떠올린 영감을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예술작품을 발표하고 벤츠는 이를 디지털 자산화하는 방식이다. 이 NFT는 현재 NFT 플랫폼인 니프티 게이트웨이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영국 슈퍼카 업체인 맥라렌의 경우 부품을 NFT로 만들어 이를 모으면 디지털상에서 하나의 레이싱카 NFT를 갖도록 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자동차 브랜드가 이처럼 NFT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범위가 자동차로도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포드, 폭스바겐, 볼보 등은 생산·유통 과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원자재 공급망 추적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NFT는 유용한 수단이다. 일반적인 제품과 서비스는 사는 순간 가치가 떨어진다. NFT는 다르다. 상황에 따라 더 비싼 값에 팔수도 있다. 남들과 다른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의 구미에 맞다.
업계 관계자는 "NFT 시장이 활성화되자,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관련 마케팅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구체적인 수익 모델 등 전략 수립에 나서는 기업도 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