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점진적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단계적 일상 회복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출퇴근 정책을 조율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완화한 방역 지침을 사내에 공지했다.
그동안 자제를 권고한 국내외 출장은 다시 허용한다. 아예 금지했던 행사도 299명 이내로 열 수 있다. 회식은 보직장 주관 아래 10명 안으로 가능하다.
다만 마스크 착용·밀집도(50%) 관리·사업장 기본 방역 등 지침은 유지한다. 재택근무 비중도 최대 50%로 변함이 없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부분적으로 완화한 방역 지침을 계속해서 가져간다. 당분간은 계획 변경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식은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정부의 지침에 맞춰 독립된 공간에서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회의는 가급적 비대면으로 하되,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20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 단체 행사 최대 인원은 50명이다. 재택 비중은 마찬가지로 50%다.
이동통신 3사는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신 거점오피스처럼 재택과 출근의 장점을 결합한 근무 환경을 뒷받침한다.
SK텔레콤은 출퇴근 시간 소모 없이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거점오피스인 '스피어'를 운영한다. 신도림 170개, 분당 150개, 일산 100개의 자리를 준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나도 예전의 모습으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 동안 건축가 조언을 받고 공간 설계·디자인 등을 고민한 끝에 완성한 것이 거점오피스다"고 말했다.
KT도 근무지가 먼 직원들을 위해 광화문과 분당 등에 공유오피스를 마련했다. 다른 곳처럼 최소 재택 비중을 두고 있으며, 특성에 따라 50%까지 높여 관리하는 부서도 있다.
LG유플러스는 70% 수준으로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팀원은 주 4회, 팀장은 주 2회, 임원 이상은 주 1회 집에서 일한다. 회식·대면 회의는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초에 밝힌 것처럼 오는 6월까지 전원 재택 체제를 이어간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식과 회의는 자제하는 등 다른 지침도 기준을 보수적으로 맞췄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