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7회 초 원태인이 파울 플라이 포구를 시도했던 강민호의 헬멧을 주워주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강)민호 형 사인에 고개를 젓고 던지다 2루타를 맞았다. 역시 시키는 대로 해야되겠다 싶더라."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원태인이 실점 위기를 맞이했던 뒷 이야기를 웃으며 전했다.
원태인은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2회 말 오선진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2-0으로 승리하면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실점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원태인은 4회 초 선두 타자 최재훈에게 안타를 맞고 출루를 허용했다. 이날 경기 통틀어 삼성이 내준 유일한 선두 타자 출루였다. 후속 마이크 터크먼은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4번 타자까지 막진 못했다. 동갑내기 친구였던 노시환을 상대한 원태인은 초구로 시속 145㎞ 직구를 던지다 좌익수 쪽 2루타를 허용하면서 1사 2, 3루 위기를 맞이했다.
실점 위기를 원태인과 함께 막았던 건 선배들이었다. 원태인은 후속 이성곤에게 유격수 땅볼, 김태연에게 2루수 쪽 직선타를 맞았지만 오선진의 홈 송구와 김상수의 다이빙 캐치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특히 안타성 타구였던 김태연의 타구를 실점 없이 해결한건 김상수의 힘이 컸다. 이닝 교대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원태인이 김상수에게 허리를 깊게 숙이는 '폴더 인사'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강한 타구를 맞은 노시환과 김태연의 타구는 포수 강민호의 리드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원태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즌 중 거의 없는 일인데, 내가 (강)민호 형 사인에 고개를 저었다. 노시환과 김태연 선수한테 몸쪽을 던지고 싶어서 연속으로 승부했는데 실투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말 제 미스였는데 형들이 뒤에서 수비로 잘 막아줘서 너무 기뻐서 상수 형에게 폴더 인사를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배 강민호의 리드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 원태인은 "맞아도 내가 던지고 싶은 걸 던지다 맞고 싶어 사인에 고개를 젓고 던졌더니 안타를 맞았다"며 "역시 민호 형이 시키는 대로 해야 되겠다 싶더라"고 웃었다.
지난해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에이스로 성장한 원태인은 올 시즌 부담이 막중해졌다. 지난 시즌 1억 3000만원이었던 연봉은 올 시즌 130.8% 올라 3억원이 됐다. 원태인은 "최대한 부담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형들이나 코치님들도 부담 가지지 말라고 많이 말씀해주신다"며 "연봉도 올랐고 선발 한 자리를 믿고 맡겨주시는 만큼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가지려 한다. 경기 때마다 많은 이닝, 많은 투구수를 생각하고 있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