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애프터 유는 13일 강남 모처에서 오후 6시 새 미니앨범 '안녕' 발매와 결성 10주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정규 1집 앨범 타이틀곡 'Blind'와 '안녕'의 타이틀곡 'Good bye sad days'를 라이브 퍼포먼스로 선사했다. 어색한 간담회 분위기에도 기타를 돌리고 헤드뱅잉을 하고 손을 흔드는 등 여유로운 무대매너로 실력을 보여줬다.
해인은 "우리의 자부심은 항상 있다. 여성밴드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열심히 해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라며 "라이브에서 우리의 강점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정말 라이브로 호흡을 잘 한다"고 자랑했다. 한겸은 "펜데믹이 끝나면 꼭 우리 공연 보러와달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2012년 결성한 워킹 애프터 유는 2014년 정규 1집 'Unlesah', 2017년 정규 2집 '아리랑' 등을 발매하며 전국과 해외를 누비며 공연을 다녔다. 멤버 교체와 합류를 거치면서 지금의 4인조(한겸(베이스), 써니(키보드), 해인(보컬&기타), 아현(드럼))가 됐다. 이들은 팀 결성 이후 코로나 시국을 제외하고 쉼 없이 공연 무대로 실력을 쌓아왔다. 2019년에는 150회 이상 무대에 올랐을 정도로 주말마다 공연장에서 워킹 애프터 유를 만날 수 있었다.
써니는 "사실 코로나 타격이 컸다. 전국으로 다니는 팀이다 보니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모든 공연이 취소가 되면서 슬픔에 빠지기도 했고 많이 우울해지기도 했다. 다행히 팬분들이 힘을 많이 주셔서 힘을 받고 노래도 쓰면서 버텼더니 조금씩 나아지더라"고 말했다. 또 "10년 동안 했는데 많은 일이 있었다. 공연도 정말 많이 했다. 음악 하면서 물론 힘들지만 우리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들려드리면서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뿌듯하고 대견하고 앞으로 무궁무진할 길에 대한 각오도 단단히 되어 있다"고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해인은 "10년을 했는데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두 팀이 합쳐지면서 맞지 않는 게 있었다. 예전에는 치고박고 상처주면서 싸웠다. 서로에게 음악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상처를 주고 있구나 느껴서 이제는 달라졌다. 5년 전에 들어온 한겸 이후로 소통도 많이 하고 이해하려고 한다. 대화를 했더니 지금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사실 우리는 매순간 해체위기가 있는 불같은 팀이었는데 존중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10주년을 맞아 나오는 '안녕'에는 총 3개의 트랙 'Good bye sad days' '아리랑' 'Adolescence'이 담겼다. 10년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해인은 "지금 살아가는 시대가 믿어지지 않아서 만들게 됐다. 코로나, 전쟁 이렇게 힘들지 않나. 그런 마음을 담아서 신곡을 썼다. 지금 '안녕'에는 세 개의 트랙이 담겼는데 다 '안녕'이란 의미가 담겼다. 만날 때나 헤어질 때나 '안녕'이라고 하는 한국어에만 있는 의미를 담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음반은 워킹 애프터 유가 KDH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하고 내는 신보이기도 하다. 아현은 "인디에도 있어봤지만 더 많은 소통을 하기 위해 회사와 계약을 하게 됐다. 사실 우리나라에 밴드가 밴드답게 성공할 수 있는 길이 개척되어 있지 않다고 느꼈다. 그 길을 함께 걸어가겠다는 식구들이 나타나서 더 많은 길을 만들어가보려고 한다. 라이브 공연과 해외 시장까지 노리고 발전할 수 있도록 세계정복하는 멋진 밴드가 되겠다. 우리 나라 록밴드로 한 획을 긋고 싶다"고 다짐했다.
세계정복의 꿈은 밴드 결성 때부터 꿈꿨다고도 말했다. 한국 대표로 독일에서 열린 '2017 에머게잔 세계밴드 대회'에도 올라 그 꿈에 다가서기도 했다. 아현은 "시작이 반이란 말이 이 있다. 사실 유학을 가려고 준비하다가 코로나로 인해 가지 못했다. 슬프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들이 우리를 더 성장하게 했다. 세계에 나갔을 때 더 멋진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10년 전 결성 이래로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이 없었는데 힘든 시기 속에서도 나름대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며 워킹 애프터 유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