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재 LG 타자 중 타율 1위는 문보경(0.394)이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프로 4년 차 문보경이 4번 타자를 맡고 있다. 또한 입단 5년 차 외야수 문성주가 12타수 7안타의 상승세를 타며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백업 선수에 가까웠던 두 신예가 중책을 맡는 모습이 시즌 초반 LG 타선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외야수 홍창기가 허리 부상을 털고 복귀한 3경기에서 모두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힘을 보태는 중이다.
베테랑 주전 중 김현수만 고군분투하고 있다. 13일까지 타율 0.341, 4홈런, 9타점을 올렸다. 다른 베테랑 야수들은 2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도 없다. 개막 후 10경기 정도밖에 치르지 않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다소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3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류지현 LG 감독의 고민이 드러난다. 선두 싸움 중인 SSG와 12일 맞대결에서 1-4로 패하자, 13일에는 평소보다 오래 코치진 미팅을 열어 새 라인업을 짰다. 그래서 나온 타순이 2번 타자·2루수 이상호, 9번 타자·우익수 박해민 카드였다. 4년 총액 6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영입한 박해민은 LG 이적 후 처음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됐다. FA 재수를 택한 서건창은 아예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고, 이상호가 대신 출전했다.
박해민 타율은 0.128, 서건창 타율도 0.133에 그쳤다. 류지현 감독은 "서건창의 경우 잘 맞은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걸리자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려다 타격 리듬을 잃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주장 오지환도 13일 현재 타율 0.139로 부진하다. 타율 0.200에 그친 김민성은 최근 벤치를 지키는 날이 더 많다. 아예 1군을 떠난 베테랑도 여럿이다. 4번 타자 채은성은 허리 통증으로 개막 후 2경기만 뛰고 퓨처스(2군)리그로 내려갔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이형종은 왼발목 수술 후 재활 치료를 마쳤다. 최근 퓨처스리그에 합류한 이형종의 타율은 0.100이다. 이천웅은 직장 용종 제거 수술 후 몸을 만들어가는 단계다. 한때 LG 외야진을 책임진 세 선수가 모두 1군에서 사라졌다.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 타율 0.194로 부진했고, 정규시즌에서도 타율 0.212에 그치고 있다.
LG의 마운드는 여전히 견고하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1위였고, 올 시즌에도 2.54(2위)로 좋다. 다만 타격 성적표는 영 신통치 않다. 12~13일 SSG전에서도 각각 2점, 1점을 뽑는 데 그쳐 2연패를 당했다. 1위 경쟁 팀 간 기싸움에서 밀렸다.
LG 새 얼굴들의 활약이 활력소가 되고 있지만, 지속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베테랑 타자들이 슬럼프에서 벗어나야 LG가 선두권에서 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