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입단한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28·1m80㎝)이 마침내 우승반지를 꼈다.
KB는 1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78-60으로 꺾었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프전에서 3연승을 달성한 정규리그 우승팀 KB는 지난 2018~19시즌에 이어 구단 통산 두 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KB는 올 시즌 우리은행과 정규리그에서 3승 3패를 기록했지만, 챔프전에서는 압도적 경기를 했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77표 중 69표를 받은 박지수였다. 강이슬은 8표를 받았다.
힘든 여정이었다. KB는 챔프전을 앞두고 선수단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등 7관왕에 오른 ‘국보 센터’ 박지수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후유증 때문에 고생했다. 부산 BNK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부터 고관절 부위 부상을 앓았다.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도 발목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올 시즌 팀 평균 득점 1위(78.7점)을 기록한 KB의 공격은 막강했다. 강이슬은 이날 34분 12초를 뛰면서 3점 슛 5개를 포함해 32점·5리바운드·2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1쿼터부터 3점 슛 2개 포함 14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2~13시즌 데뷔 후 처음 뛴 챔프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맘껏 발휘했다. 챔프전 3경기에서는 3점 슛 7개를 포함해 59점을 기록했다.
강이슬은 마침내 우승 반지를 꼈다. 지난 2012~13시즌 프로 데뷔 후 강이슬은 단 한 번도 챔프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부천 하나원큐의 전신 팀인 KEB하나은행에서 플레이오프 3경기에 나섰으나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KB와 FA 계약 후 박지수와 팀의 ‘원투펀치’ 활약을 펼치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소속팀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박지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박지수는 1쿼터에만 리바운드 7개를 기록하는 등 총 16점·2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역시 더블더블을 기록한 박지수는 챔피언결정전 7경기 연속 더블더블로 신기록을 세웠다. 허예은도 13점을 올리며 지원 사격했다. 우리은행은 김소니아가 23점, 박지현이 13점, 박혜진이 12점으로 분투했지만,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경기 초반 양 팀은 막상막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강이슬의 레이업 득점으로 KB가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우리은행은 가드 박혜진과 센터 김소니아가 투맨 게임을 펼치며 KB를 압박했다. 김소니아는 1쿼터에만 10점을 올렸다. 하지만 강이슬은 1쿼터 1분 42초를 남기고 이날 경기 첫 3점 슛을 터뜨리며 슛 감각을 끌어올렸다. KB는 1쿼터를 21-20으로 끝냈다.
전반을 42-36으로 앞선 채 끝낸 KB는 3쿼터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강이슬은 3쿼터 종반 3점 슛을 꽂으며 점수 차를 13점 차로 벌렸다. 기세를 잡은 강이슬은 곧바로 연속 3점 슛에 성공하며 양 팀의 점수 차는 16점 차가 됐다. 강이슬은 3쿼터에만 3점 슛 2개를 포함해 6득점·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KB는 3쿼터를 62-44로 마쳤다.
KB는 4쿼터에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강이슬은 4쿼터 중반 3점 슛에 성공하며 가드 허예은과 뛰어올라 몸을 부딪치는 세리머니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어 경기 종료 1분 전에는 레이업 득점까지 성공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리자 강이슬을 비롯한 KB 선수들은 코트에서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우리은행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게 컸다. 이날 경기 전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힘든 건 저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지만, 우리은행의 3점 슛 성공률은 현저히 떨어졌다. 지난 1·2차전에서 3점 슛 성공률 26.41%(14개 성공/53개 시도)에 그쳤던 우리은행은 이날도 17%(3개 성공/18개 시도)의 성공률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