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5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류현진은 토론토가 2-5로 지고 있던 5회 초 마운드를 구원 투수 트렌트 손튼에게 넘겼다. 타선이 6회 말 공격에서 동점을 만든 덕분에 패전은 모면했다. 그러나 토론토는 9회 초 2점을 내주고 만회하지 못하며 5-7로 패했다.
류현진은 2022시즌 첫 등판이었던 1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도 3과 3분의 1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6실점 하며 조기강판 당했다. 당시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4회 (투구에서) 실투가 너무 많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4회 주 무기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커터)이 가운데로 몰리며 연속 안타를 맞았다.
텍사스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코리 시거, 마커스 세미엔을 영입해 공격력을 보강했다. 반면 오클랜드는 주전 1루수였던 맷 올슨이 이적하는 등 지난해보다 전력이 나아지지 않았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반등을 노릴 기회였다.
그러나 오클랜드전에서도 제구가 흔들렸다. 2회 초 선두 타자 션 머피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며 2루타를 맞았다. 후속 쉘던 노이스에게 던진 2구째 높은 커브도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어 상대한 케빈 스미스에게도 적시 좌전 2루타를 맞았다. 88.3마일(시속 142.1㎞)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토론토가 1-3으로 지고 있던 3회 초 머피와의 두 번째 승부에서는 중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 피홈런도 4구째 직구가 가운데로 들어간 탓이다.
홈 플레이트 구석을 찌르던 류현진 특유의 '송곳' 제구력이 사라졌다. 이 경기 전까지 팀 OPS 19위(0.676)에 그쳤던 오클랜드 타선에도 난타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류현진은 구속도 느렸다. 직구 평균 구속은 88.7마일(시속 142.7㎞), 최고 구속은 90.2마일(145㎞)에 그쳤다. 11일 텍사스전 평균 구속은 90.1마일(시속 145㎞)이었다. 제구는 흔들렸고, 구위는 떨어졌다. 류현진이 오클랜드전에서 유도한 헛스윙은 4개뿐이었다. 삼진은 단 한 개였다.
MLB.com은 "서류상으로 강하지 않은 타선(오클랜드)을 상대하면서도 큰 타격음이 자주 나왔다"라며 류현진의 투구를 혹평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개막 두 경기 13.50을 기록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을 꼬집으며 "2021년 8월 9일(보스턴 레드삭스전 등판)부터 (올해 2경기 포함 12경기)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8.27로 MLB 최악의 수준"이라고 했다.
오클랜드전 종료 후 류현진의 몸 상태에 이상이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선'은 몬토요 감독의 말을 빌려 "류현진이 왼쪽 팔뚝에 통증을 느꼈다. 내일 아침 부상 관련 추가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당초 16일 등판 예정이었지만, 토론토가 6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하루 더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도 구속이 떨어지며 우려를 줬다. 아직 부상 정도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상이 아닌 몸 상태 탓에 앞선 두 경기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