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경쟁이 ‘안갯속’에 빠졌다. 손흥민(30·토트넘)과 모하메드 살라흐(30·리버풀)의 경쟁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세했다.
손흥민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브라이튼과 벌인 2021~22시즌 EPL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88분 동안 활약했으나 팀의 0-1 패배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43분 스티븐 베르바인과 교체될 때까지 총 네 차례 슛을 시도했으나,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상대가 위협으로 느낄만한 유효 슛은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득점 기회는 잡을 수 있었다. 후반 6분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의 롱 스로인을 받은 손흥민이 감각적인 트래핑 후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선수에 막혔다. 7분 뒤에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땅볼 패스를 받은 뒤 시도한 오른발 슛은 상대 선수 발에 걸렸다.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은 유효 슛 0개(총 슛 5개)에 그칠 만큼 맥을 못 추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달 21일 웨스트햄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이달 4일 뉴캐슬전(1골·1도움), 10일 아스톤 빌라전(3골)까지 3경기 연속 골망을 갈랐다. 3경기에서 손흥민이 기록한 득점은 해트트릭 포함 6골(1도움)이었다. 하지만 브라이튼전에서 침묵하면서 4연속 경기 득점을 이어 가지 못했다.
EPL 득점왕을 향한 손흥민의 도전도 한 박자 쉬게 됐다. 그는 현재 29경기에 나와 17골·6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집트 출신 최전방 공격수 살라흐와 3골 차다. 살라흐는 29경기에서 20골·11도움을 올리고 있다. 손흥민은 17골을 전부 필드골(페널티킥 제외)로 넣었고, 살라흐는 20골 중 페널티킥이 5골이다.
최근 살라흐의 무득점이 길어졌다. 리그에서 마지막 골은 지난달 12일 브라이튼전이었다. 17일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전에서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골 맛은 보지 못했다. 한 달이 넘도록 득점포가 터지지 않는 살라흐의 마지막 필드골도 지난 2월 20일 노리치 시티전에서 나온 17호 골이었다. 이후 3골은 모두 페널티킥이었다.
살라흐의 부진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는 평가다. 리버풀과 재계약 문제가 있어 경기에 완전히 집중하기 어렵다. 최근 살라흐도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나에겐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 살라흐는 지난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5경기 동안 무려 510분을 뛰기도 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도 살라흐의 부진 원인으로 버거운 일정을 꼽았다.
손흥민이 4경기 연속 득점포에 실패하고 살라흐의 긴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날두가 추격을 시작했다. 호날두는 17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끝난 노리치 시티와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홀로 3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으로 리그 13, 14, 15호 골을 장식한 호날두는 개인 득점 부문 공동 3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