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퀄스' 고영표(31·KT 위즈)가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행진을 이어갔다.
고영표는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6일 SSG 랜더스전부터 4경기 연속 QS. 평균자책점은 종전 2.14에서 1.93으로 낮췄다.
고영표는 1회 초 국가대표 외야수 듀오 손아섭과 박건우를 가볍게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 타자 모두 주 무기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구사해 뜬공을 유도했다. 2회는 1사 1루에서 상대한 노진혁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3구 연속 체인지업을 구사해 유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시속 138㎞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힘없이 구른 공이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고영표는 KT가 1-0으로 앞선 4회 동점을 내줬다. 1사 1루에서 양의지에게 좌전 안타, 닉 마티니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그러나 이어진 1사 1·2루 위기에서 노진혁을 투수 앞 땅볼, 서호철을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타순이 두 바퀴 돈 이후에는 볼 배합 변화로 효과를 봤다. 5회 초 손아섭, 박건우를 상대하며 체인지업보다 투심 패스트볼을 더 많이 던졌고, 차례로 땅볼을 유도했다. 앞선 두 차례 승부에서 느린 변화구(커브·체인지업)에 안타를 허용했던, 마티니와의 승부도 투심으로 투수 앞 땅볼을 얻어냈다.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KT 타선은 고영표가 마운드를 지킨 7회까지 1득점에 그쳤다. 고영표는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구원 투수 주권에게 넘겼다. 올 시즌 등판한 4경기 모두 QS를 기록했지만,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19일 LG 트윈스전만 승리 투수가 됐다.
고영표는 지난 시즌 QS 21번을 기록, 이 부문 리그 공동 1위에 올랐다. 꾸준히 6이닝 이상 소화하며 선발 투수 임무를 잘 수행했다는 의미다. 경기당 투구 이닝(6과 3분의 1이닝)도 1위였다. 팬들은 고영표의 성과 QS를 합쳐 고퀄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고영표는 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등판마다 QS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외부 시선보다는 임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 집중하겠다. 내 공을 냉정한 시선을 보고, 멘탈도 잘 관리하겠다"라고 했다.
고영표는 올 시즌도 '이닝 이터'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6일 SSG전에서는 탈삼진 10개를 잡으며 8이닝을 소화했다. 1회 초 한유섬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상대 사령탑 김원형 감독도 "1회 홈런으로 점수를 냈지만, 모든 타자가 고영표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19일 LG전에서도 7이닝을 책임졌다. 이날(24일) 7이닝을 더 추가하며 리그 최다 이닝(28이닝) 2위까지 올랐다.
한편 24일 NC전에서 6연승을 노린 KT는 연장 승부 끝에 1-2로 패했다. 10회 초 NC 대타 전민수의 우전 안타를 처리하던 우익수 송민섭이 공을 잡았다 놓치며 결승타를 내줬다.
KT는 경기 뒤 비보도 전했다.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다. 구단 관계자는 "경기 전 오른발부상으로 검진을 받은 라모스가 새끼발가락 기절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재활 치료까지 최소 4~6주가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KT는 모처럼 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지만, 에이스가 나온 경기에서 패하고, 외국인 타자마저 이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