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가 핵심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위 대만 TSMC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양사 모두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어 추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SMC의 올해 매출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이 56%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16%로 전년과 비교해 2%포인트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 봤을 때도 TSMC를 비롯해 UMC·PSMC 등 대만 파운드리 점유율이 2%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DB하이텍을 보유한 한국의 점유율은 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과 차세대 모빌리티 개발 가속 등으로 반도체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시장 요구에 맞춰 반도체 칩셋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1287억8400만 달러(약 16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년과 비교해 19.8%의 성장이 기대된다.
파운드리의 경쟁력은 수율(생산품 중 양품 비율)이다. 공정이 미세화하면서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데, TSMC가 경쟁 우위를 확보한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생산한 '갤럭시S22'의 AP(중앙처리장치)는 수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시장 우려가 반영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20%가량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들의 염원인 파운드리의 실적 개선은 4나노 수율 부진으로 또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며 "인텔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불안한 변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미국의 반도체 대전략이 아시아 의존도 축소로 방향을 튼 것이라면, 삼성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과 경제 전반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