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포수 한승택(오른쪽)과 김민식.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휴식일이었던 지난 25일 포수 한승택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한승택은 2190이닝 동안 안방을 지킨 주전급 포수다.
예견된 조처다. KIA는 24일 키움에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2023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공격형 포수' 박동원을 영입했다. 객관적으로 약했던 포수진 공격력을 보완해 나성범, 최형우 등 기존 주축 타자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지였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이 트레이드가 성사된 뒤 "기존 (1군 엔트리) 포수 중 한 명은 2군에 가야 할 것"이라며 포지션 정리를 예고했다. 지명타자로도 손색이 없는 박동원을 영입했기 때문에 포수 숫자를 줄여야 했다.
KIA는 '전' 사령탑 맷 윌리엄스 감독 체제였던 지난 2년(2020~2021) 동안 한승택과 김민식을 컨디션이나 선발 투수와의 호흡에 따라 번갈아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두 포수의 기량은 제자리에 머물렀고, 박동원을 영입해 공격력 강화를 노렸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 한승택보다는 김민식에게 선발 기회를 더 많이 줬다. 두 포수 사이 기량이라 성적 차이는 크지 않지만, 일단 한승택을 2군으로 내렸다.
장정석 KIA 단장은 윈-나우(win-now)를 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큰 출혈을 감수하며 박동원을 영입했고, 그 전날(23일)에는 선발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 경험이 있는 투수 이민우와 유망주 외야수 이진영을 내주며 20대 초반 젊은 투수 김도현을 영입했다. 장 단장은 "카드만 맞으면 앞으로도 트레이드가 성사될 수 있다"라고 했다.
KIA가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감행한 이유는 박동원이 올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키움도 보상금을 감안해 협상을 진행했다. 박동원 영입 효과가 기대를 충족한다면 FA 계약까지 추진할 수 있다.
이 경우 포수 포지션 정리가 필요하다. 한승택과 김민식은 주전을 맡기에는 기량이 부족했지만, 백업 포수로는 매력적인 자원이다. LG 트윈스, SSG 랜더스, 한화 이글스 등 주전과 백업 포수의 기량 차이가 큰 팀들은 풀타임으로 두 시즌 이상 소화한 경험이 있는 KIA 두 포수 영입을 고려할만하다. 당장 포수 전력이 좋은 팀도 많을수록 좋은 안방 보강에 시선을 둘 만하다.
KIA도 꽤 좋은 트레이드 카드를 활용, 취약 포지션을 보완할 수 있다. 입단 2년 차 포수 권혁경이 타격 잠재력을 보여주며 차기 주전으로 자질을 증명했다. 성장을 유도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내부 자원으로 수년 뒤를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다.
KIA는 프런트와 현장 수장 모두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라고 선언하며 명가 재건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양현종, 나성범 등 슈퍼스타와의 계약에 이어 안방까지 공격형 포수로 채웠다. 아직 내·외야 주전 중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있다. 목표를 취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면, 다시 한번 공격적인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한승택과 김민식은 회심의 카드로 쓰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