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 서울 SK와 ‘디펜딩 챔피언’ 안양 KGC가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1~22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역대로 챔피언결정 1차전을 잡은 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확률은 70.8%(24회 중 17회)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40승 14패)에 오른 SK가 KGC(3위·32승 22패)에 앞섰지만, 상대전적에서는 KGC가 5승 1패로 우위다.
‘중앙대 07학번 동기’ 김선형(34·1m87㎝)과 오세근(35·2m)의 대결이 가장 관심을 끈다. 중앙대 농구부가 2006~2008년 세운 52연승에 일조했던 두 선수는 졸업을 앞둔 2010년에는 25전 전승을 이끌었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프로에서는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세근이 전체 1순위로 KGC, 김선형이 전체 2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았다.
SK 가드 김선형은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뛰지 못한다. 젊은 시절 그는 전광석화 같은 돌파와 호쾌한 덩크까지 선보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득점보다 동료의 득점을 돕는 데 비중을 둔다. SK가 2017~18시즌 플레이오프(PO) 우승을 달성할 당시 팀의 에이스였던 김선형은 이번 시즌에는 자밀 워니와 최준용 등을 돕는 역할을 했다.
대신 김선형은 노련함을 더했다. 레이업 득점을 시도하는 과정에선 몸을 유연하게 비틀면서 능구렁이같이 득점에 성공한다.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 44경기에 출전해 평균 28분 29초를 뛰며 13.3득점 2.5리바운드 5.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 손가락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돌아온 그는 고양 오리온과 4강 PO 3경기에서는 평균 17.7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KGC에는 센터 겸 파워포워드 오세근이 있다. 그는 데뷔 초창기부터 국내 최고의 스크린(상대 수비수의 동선을 가로막는 것) 능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다. 젊은 시절 파워와 탄력을앞세워 상대를 골 밑에서 압도했던 그가 올 시즌 중거리 슛을 장착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데뷔 후 최다인 59개의 3점 슛을 시도(성공 19개)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수원 KT와 맞붙은 이번 PO 7경기에 모두 나선 오세근은 평균 27분 58초 동안 18.7점 6리바운드로 건재함을 알렸다. KT와 4강 PO 3차전에선 28점 9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팀의 83-77 승리를 이끌었다. 운동 능력은 조금 떨어졌지만, 노련함을 더한 그는 통산 네 번째 챔피언 반지 획득을 목표로 내걸었다.
오랜 친구와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겨루게 됐다. 김선형과 오세근은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부 앞에서는 우정보다 경쟁이 먼저였다. 오세근은 “승부는 승부다. 선형이가 잘하되, 우승 반지는 우리가 가져가겠다”고 선포했다. 김선형은 “내가 잘하면 우리 팀은 이긴다. (우승) 반지도 챙기고, 나도 잘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