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논현동 KBL 센터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전희철 서울 SK 감독(왼쪽)과 김승기 안양 KGC 감독. 사진=KBL 제공 현 프로농구의 대표 명장 두 사람이 정상에서 만났다.
서울 SK와 안양 KGC는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21~22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각각 정규리그를 1위와 3위로 마친 양 팀은 선수단의 기량도 뛰어나지만 사령탑의 전술도 높게 평가받았다. 감독 첫해부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희철 SK 감독은 팀의 장점인 속공과 높이를 살린 전술과 선수단을 휘어잡은 '형님 리더십'을 자랑한다.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인 김승기 KGC 감독은 트랩과 헷지를 앞세운 세밀한 수비 농구로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KT에 역전 승리를 거두고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순위는 1위와 3위지만 상대 전적은 KGC가 1승 6패로 앞섰다. SK에는 쉽지 않은 상대. 전희철 감독은 2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열심히 준비했다. SK가 상대 팀보다 부족한 건 감독인 나밖에 없다고 하더라. 수비 변화도 있고 4강 PO에서 KT가 당했던 트랩이나 프레스를 당하지 않게끔 준비했다"며 "양이 많더라.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전략이 한 보따리가 됐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늘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준비한 플레이가 잘 통하는지를 보겠다. 결과가 좋으면 이어가고 아니면 후반부터 다른 계획을 시험하겠다"고 했다.
변칙으로 KT를 꺾었던 김승기 감독은 반대로 정공법을 내세웠다. 김승기 감독은 "4강 PO 때는 전력이 KT에 안 된다고 봤다. 1차전 게임은 졌지만, 대성공이라고 여겼다. 1쿼터 30점을 줬어도 실망하지 않았다. 원하던 디펜스가 됐기 때문"이라며 "양홍석을 잡았고 캐디 라렌을꼼짝 못 하게 했다. 다만 마이크 마이어스에 대처하지 못했고 김현민이 그렇게 슛이 좋을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다가 터졌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은 "4강 PO에서는 변칙이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정면이다. 제대로 붙어보겠다"라며 "농구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 챔피언결정전은 죽기 살기로 두 팀이 해야 한다. 농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최고로 재밌는 게임, 최고의 빅 매치가 되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승부의 키를 쥔 선수는 오마리스펠맨이다. KGC 1옵션 외국인이지만 시즌 말 골멍 증상으로 이탈했던 스펠맨은 6강 PO과 4강 PO에 결장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전격 복귀한다. 김승기 감독은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다"면서도 "출전 시간을 정해놓고 기용하지는 않는다. 스펠맨에게는 '조심해서 기용할 테니 뛰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에 대비하는 전희철 감독은 "대릴 먼로가 출전할 때는 4강 PO과 플레이가 같을 것이다. 스펠맨이 들어올 때는 오세근이 헬프 디펜스를 들어올 것 같다"며 "먼로가 뛸 때는 오히려 국내 선수 움직임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스펠맨 때가 수비하기 편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