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한국만 있다는 백화점 '오픈런'을 막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일부 리셀러들이 오픈런으로 제품을 싹쓸이한 뒤 높은 가격에 되파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롤렉스는 지난달부터 웨이팅 10부제를 도입했다. 고객 휴대전화 번호 끝자리를 기준으로 특정 날짜에만 매장 대기 예약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휴대전화 번호 끝자리가 6인 고객은 매달 6일과 16일, 26일에만 대기 등록이 가능하다. 만약 당일 대기 고객의 응대가 끝났다면 다른 고객도 자유롭게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지점도 유사한 정책을 시행하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의 롤렉스 매장은 올 초 전화 예약제를 도입했다.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 30분에 전화 접수를 시작하고 하루 최대 대기 인원은 40명으로 제한했다. 예약 가능 횟수도 보름에 1회로 제한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줄을 서서 대기 예약을 받기는 하지만 예약 가능 횟수를 보름에 1회로 제한하고 있다.
샤넬도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상품의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인기 제품인 클래식 플랩 백과 코코핸들 라인 제품은 1인당 1년에 1점씩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밖에 지갑 등 스몰 레더 굿즈 항목의 경우 같은 제품을 연간 2점 이상씩 사지 못하게 하고 있다. 샤넬은 또 여러 행사에 참석 우선권 등을 주는 VIP를 부여할 때 가방 대신 의류를 구매한 실적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넬의 이런 조치는 웃돈을 붙여 되파는 리셀러를 막기 위해서다. 현재 일부 백화점 앞에는 중국인으로 보이는 리셀러 업자나 구매대행 업체의 직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명품 업계는 전문 리셀러들이 판칠 경우 브랜드 이미지도 깎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샤넬은 지난해 네 차례나 가격을 올렸지만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지속하면서 "고객을 줄 세우는 샤넬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