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3연전이 열린 지난 6~8일 부산 사직구장에는 총 6만 2436명의 관중이 찾았다. 6일 경기에서 3년 만에 매진을 이뤘고, 다음날(7일)에도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개막 전에 '2약'으로 평가받던 롯데가 2위 돌풍을 선보이자, 팬들의 발걸음이 사직구장으로 대거 향한 것이다.
하지만 롯데는 많은 관중 앞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4월 22일~24일 3연전을 모두 따낸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6일 영봉패(0-5)를 당했고, 7일 1-4로 졌다. 8일 경기에서는 1-2로 뒤진 9회 말 동점에 성공했지만, 연장 10회 초 최준용이 오재일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아 2-4로 패했다.
KT 위즈와의 주초 3연전에서 1승 2패에 그친 롯데는 지난주 1승 5패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한때 2위까지 올랐다가 4위로 내려앉았다. 9일 기준으로 시즌 16승 1무 14패를 기록하고 있다. 2위 LG 트윈스와 승차는 1경기뿐이지만, 공동 7위 KT 위즈·KIA 타이거즈와 격차도 1.5경기에 불과하다. 쉽게 올라갈 수도, 떨어질 수도 있는 위치다.
마운드는 여전히 견고하다. 찰리 반즈(5승, 평균자책점 1.40)와 박세웅(4승, 1.47)이 평균자책점 2~3위에 올라있다. 김원중이 부상에서 회복해 불펜진에 합류, 허리진이 더욱 탄탄해졌다. '롱릴리프' 나균안은 지난주 3경기에서 총 6이닝을 던져 무실점했다.
그러나 초반 활활 타오르던 방망이가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 롯데는 4월 타율 1위(0.265) 팀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6경기에서 0.201로 떨어져 주간 팀 타율 최하위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리그를 강타한 한동희가 주간 타율 0.125로 부진했고, 정훈도 0.111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타선의 힘이 떨어지면서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매년 이맘때 롯데는 '봄데'로 불린다. '봄에만 잘하는 롯데'의 줄임말이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내다가 이후 추락하는 것을 비꼬는 것이다. 화끈한 공격 야구를 했지만, 투타 불균형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한층 탄탄해진 마운드를 동반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스파크맨이 부진하나, 반즈-박세웅-이인복 등 선발진이 기대 이상이다.
지난주 하향세를 탄 롯데로선 이번 주 일정이 상당히 중요하다. NC 다이노스(10위)와 주중 홈 3연전을 치르고, 주말에는 대전으로 옮겨 한화 이글스(9위)와 맞붙는다. 시즌 초반 '2약'으로 처진 한화와 NC는 지난주 1승 5패로 부진했다. 더 떨어질 곳이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롯데가 하위 팀을 상대로 많은 승수를 쌓는다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순위 싸움에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강한 롯데'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