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빈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광명스피돔에서 치러진 특선급 경주를 모두 석권하며 대망의 46연승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3위의 기록이고, 이제 경륜 레전드 정종진의 50연승 기록에 4승 차로 따라붙었다. 또 역대 2위 조호성의 47연승 기록에도 근접했다.
경륜에서 정종진의 50연승은 홍석한의 개인통산 500승과 함께 난공불락으로 통한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임채빈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5월 중으로 정종진의 50연승 대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임채빈이 편성된 경주들을 분석해 보면 금·토요일 경주는 임채빈이 톱시드를 배정받으면 손쉽게 승수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가 만만하고 경주 전개 역시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었다. 따라서 대상 경주만 피한다면 5승 정도는 무난히 접수할 것이란 견해다. 집중력이 좋고 자기 관리가 돋보이는 임채빈이기에 사실상 큰 실수가 나올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고배당을 선호하는 경륜 팬 중에는 임채빈이 언제쯤 연승행진이 끊겨 대박을 선사할지 분석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정종진이 연승행진을 달리며 맹활약을 펼칠 때와도 유사한 분위기다. 당시 정종진이 착외하는 경주를 소액이라도 적중시키겠다는 고배당 팬들이 일부 존재했다.
실제로 2018년 3월 24일 50연승을 기록한 정종진은 다음날 일요 결승 경주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창원권의 윤민우와 이현구의 협공에 무너지면서 고배당 팬들의 전략이 성공한 바 있다. 이날 정종진이 4위로 밀리며 삼쌍승 117.6배라는 고액 배당이 발생했다.
임채빈도 정종진의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 무수히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경륜 최고 이슈메이커인 임채빈의 연승을 끊는 선수는 자신의 인지도를 한층 높일 수 있어 도전자들의 맹공은 불가피하다.
첫 번째 난관은 조직력을 갖춘 강력한 협공 세력의 반격이다. 정종진의 연승이 50연승에서 멈춘 원인도 조직력을 앞세운 창원권의 협공반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채빈도 힘과 조직력을 갖춘 협공 세력들의 도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임채빈이 이런 편성을 만난다면 되려 본인의 힘을 믿고 자력을 앞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두 번째는 연승에 연연한 소극적인 경주운영과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승을 넘어서는 순간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욕심 때문에 안정적인 경주를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점이 상대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상반기 왕중왕전의 고비를 넘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임채빈의 출전 간격을 고려할 때 왕중왕전 이전에 50연승 돌파가 유력시된다. 하지만 50연승을 넘어 60연승 70연승을 가기 위해서는 왕중왕전은 반듯이 넘어야 할 산이다.
설경석 경륜 전문가는 “만약 임채빈이 상반기 왕중왕전까지 넘어설 경우 향후 100연승 달성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