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와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리는 김선빈. 개막 초반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KIA 김선빈(33·KIA 타이거즈)은 2020시즌을 마친 뒤 목표 한 가지를 세웠다. 바로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GG)를 거머쥐는 것.
김선빈은 2008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뒤 2019시즌까지 주로 유격수를 맡았지만, 스톤 콤비를 이루던 안치홍이 2020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뒤 유격수에서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2020시즌 2루수로 62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수비율 99.2%를 기록했다. 실책은 3개뿐이었다.
누구나 주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로 인정받고 싶어 한다. 김선빈이 2루수 GG를 노리는 이유는 한 가지가 더 있다. 프로야구 출범 뒤 유격수와 2루수 GG를 모두 수상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김선빈은 타격왕(타율 0.370)을 차지한 2017시즌 이미 유격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루수 GG까지 거머쥐어 KBO리그 '최초' 기록에 도전하려는 것이다. 김선빈은 "경쟁자가 많지만 그동안 KBO리그에 없었던 기록이니 꼭 (2루수 GG까지) 받고 싶다"라고 했다.
2021시즌은 고배를 마셨다.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2루수 중 가장 높은 타율(0.307)을 기록했지만, 투표 결과 85표를 얻는 데 그치며 121표를 받은 정은원(한화 이글스)에게 트로피를 내줬다.
타이틀을 향해 재도전하는 올 시즌, 김선빈은 개막 초반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지난주까지 출전한 30경기에서 타율 0.339을 기록하며 리그 타율 부문 5위를 지켰다. 주로 2번 타자로 나서며 나성범·박동원·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 앞에 많은 득점 기회를 열어줬다. 특유의 밀어치는 타격으로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장타율도 높아졌다. 2021시즌 첫 30경기에선 0.361였지만, 올 시즌은 0.452를 기록했다.
김선빈은 누상에서도 위협적인 주자다. 김종국 감독이 보여주려는 '기동력 야구' 선봉이다. 도루(3개)뿐 아니라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를 실천하고 있다. 올 시즌부터는 선수단 캡틴까지 맡고 있다. 나성범·박동원·김도영 등 올 시즌 KIA에 가세한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더 주복 받고 있지만, 팀 기여도는 김선빈이 그 누구보다 높다.
올 시즌도 2루수 GG 전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안치홍(롯데)과 강승호(두산 베어스)는 김선빈보다 장타력이 뛰어나다. KT 주전 2루수를 꿰찬 오윤석은 콘택트 능력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이다. 지난 시즌 유격수 부문 GG 수상자인 그는 올 시즌 2루수로 나서고 있다. 출전한 32경기에서 타율 0.286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김혜성도 유격수·2루수 동시 석권을 노릴 수 있는 선수다.
김선빈이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GG 레이스에서 한 발 앞선 상황. 아직 개막 초반이지만 '최초' 기록을 향해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