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고 있다. 7회 말 정철원이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포병 출신 파이어볼러' 정철원(23)이 두산 베어스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정철원은 지난 1일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됐다.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6일 잠실 KT 위즈전에선 1군 데뷔전(2이닝 1실점)까지 치렀다. 그는 시속 152㎞ 강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아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철원에 대해 "구속이 140㎞ 후반에서 150㎞까지 나오는 게 큰 장점이다.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던진다. 중요할 때 써야 할 선수"라고 합격점을 내렸다.
정철원은 안산공고 에이스였다. 2017년 팀을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4강에 올려놓은 주역이기도 하다. 고교 졸업반 성적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06(85이닝 10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05로 낮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호명,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진출 꿈을 이뤘지만, 지명 순번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었다. 그해 1차 지명된 곽빈(배명고) 2차 1라운드에 뽑힌 박신지(경기고)와 비교했을 때 개인 성적이 뒤처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았다.
정철원은 "그냥 딱 생각하던 (지명) 순위였다. 빈이나 신지는 즉시 전력감으로 공이 좋았다"며 "(신인 지명이 뒤로 밀린 만큼) 몸을 더 열심히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급하지 않게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곽빈은 2018년 3월 24일, 박신지도 같은 해 4월 22일 1군에 데뷔했다. 입단 동기들이 1군에서 활약하는 동안 정철원은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2019년 11월 육군 8군단 포병으로 복무를 시작해 지난해 6월 전역 후 팀에 복귀했다. 그는 "(프로) 1~2년 차 때 배영수 코치님이나 권혁 선배님 등 워낙 (두산 불펜에) 선수들이 많았다. 군대를 해결하고 오는 게 괜찮겠다 싶었다"며 "전 LG 트윈스 최우혁 선수가 군대 선임이었고 대학교 때까지 야구했던 후임이 들어오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군대에서 몸을 잘 만들었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에게 군대는 피하고 싶은 장애물에 가깝다. 더욱이 현역으로 입대하면 선수 경력이 단절될 수 있다. 정철원은 "남자인데 군대 한 번 다녀오면 재밌을 거 같았다. 가서 총도 열심히 쐈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군 생활 재밌게 했다"며 "전역하고 나니까 팔도 싱싱하고 아픈 곳도 없었다. 수술 경력도 없으니 2022년 준비를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꾸준하게 몸을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두산 불펜은 현재 변수가 많다. 필승조로 기대를 모은 베테랑 임창민과 이승진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최근 2군으로 내려갔다. 마무리 투수 김강률도 1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의 빈자리를 '젊은 피'로 채우는데 선두 주자가 바로 정철원이다. 정철원은 "언제 등판하더라도 내 공을 던지고 싶다. 감독님께서 중요한 순간 써주신다니까 감사하다"며 "최고 구속은 152㎞/h인데 힘주고 던지면 더 나올 것 같다. 시즌 초반이어서 (힘을) 아껴두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