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유니폼을 입은 거포 유망주 임석진. 사진=KIA 제공 잊혀진 유망주. 임석진(25·KIA 타이거즈)은 불과 지난달까지 그런 선수였다. 그러나 현재 그는 다시 기대받고 있다.
임석진은 지난 8일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KIA는 포수 김민식을 보냈고, SSG는 왼손 투수 김정빈과 임석진을 내줬다. 트레이드 직후 관심은 2020시즌 10홀드를 기록한 '즉시 전력감' 김정빈에게 쏠렸다. KIA 불펜진에 왼손 투수가 부족한 점도 기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곧 임석진도 주목받았다. 장정석 KIA 단장이 그를 '숨은 보석'으로 평가했고, 2016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전체 6순위) 특급 유망주였던 프로필까지 알려졌기 때문이다.
KIA는 장타력을 갖춘 타자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 시즌 초반에도 외야수 김석환에게 한 달 넘게 기회를 줬다. 특히 오른손 거포는 1군에서도 부족한 상황이다. 임석진이 그해 드래프트에서 인정받은 잠재력을 드러낸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KIA는 10일 주중 3연전 첫 경기(KT 위즈전)를 앞두고 임석진을 바로 1군에 등록했다. 2016년 9월 10일 이후 2068일 만이다. 임석진은 "몇 년 동안 1군에 올라가지 못해 개인적으로도 기운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정말 좋은 일이 생겼다. 오늘(5월 10일)은 정말 특별한 날이다"라고 전했다.
KIA 유니폼을 입고 첫 훈련을 치른 임석진은 "타이거즈 구단이 워낙 명문이기 긴장감이 컸지만, 생각보다 훨씬 분위기가 밝고 유연해서 잘 적응했다'라고 웃었다.
임석진의 롤모델은 이범호 KIA 타격코치다. 그는 "코치님처럼 만루에서 좋은 타격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범호 코치는 선수 시절 만루홈런만 17개를 기록했다. 역대 개인 통산 최다 만루홈런 1위다.
'나스타' 나성범과 한 유니폼을 입게 된 점도 임석진에게는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나성범 선배는 나에게 아이돌이다. 많은 대화를 하지 못했지만 가까이서 보니 더 멋있더라"라며 웃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임석진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1루와 3루 모두 기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펀치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일단 오른손 대타로 경기 후반 투입할 생각이다. 나중에는 선발 라인업에도 들어갈 수 있다"라고 했다.
임석진은 KIA가 왜 자신을 영입했는지 잘 알고 있다. '한 방'으로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이다. 임석진은 "실투는 놓치지 않겠다. 타구는 멀리 보내겠다. 타점도 많이 올리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한국야구 대표 홈런 타자 박병호도 큰 기대를 받고 LG 트윈스에 입단했지만 6년 차까지 24홈런에 그쳤다.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한 뒤에야 잠재력을 드러냈다. 임석진도 트레이드를 전환점으로 만들며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