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 LG는 김현수를 제외한 베테랑들의 부진으로 고생했다. 이때 문보경과 문성주가 활력소가 되어줬고, 최근에는 이재원까지 펑펑 터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LG에는 신예 투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2017년 1차지명 투수 고우석과 2019년 신인왕 출신의 정우영이 마무리와 셋업맨으로 최강 불펜을 구축하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1차지명 투수 이정용과 이민호도 주축 투수로 발돋움했다. 자연스럽게 마운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반면 대졸 외야수 홍창기를 제외하면 LG 야수진의 성장은 더딘 편이다. 기존 야수진의 벽이 두꺼웠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낸 문보경과 문성주, 이재원은 올 시즌 한층 좋아진 모습이다.
프로 4년 차 문보경은 시즌 초 채은성의 부상과 리오 루이즈의 부진 속에 4번 타자를 맡았다. 개막 후 9경기까지 4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이후 부진에 빠지더니 타율이 0.24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주 타율 0.318로 점차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정식 선수로 전환한 뒤 전반기 타율 0.270 7홈런 25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그는 후반기에 타율 0.191로 고꾸라졌다. 올 시즌에는 스스로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문보경이 주춤하자, 문성주가 등장했다. 2018년 LG 2차 10라운드 97순위로 입단한 문성주는 9번 타순에서 시작해 2번까지 올라왔다. 지난 10일 무릎 인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는 출루율 1위(0.485)를 달리기도 했다. 26경기에서 타율 0.381을 기록했고, 만만치 않은 장타율(0.571, 2루타 8개)을 과시하고 있다.
문성주의 부상 공백으로 프로 5년 차 이재원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그는 지난주 서울 잠실구장을 가장 뜨겁게 만든 유망주다. 2020~21년 퓨처스리그 홈런왕 출신으로 2군 무대를 평정한 이재원은 1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다음날(15일)에는 프로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안타(4개) 홈런(2개) 타점(4개)을 기록했다. KIA와 3연전에서만 11타수 8안타를 올렸다. 개막 후 닷새 만에 2군에 내려간 이재원은 한 달 만에 다시 1군에 올라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세 선수가 지난해 1군 무대에 두각을 나타냈다면, 올 시즌에는 한층 향상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각기 다른 색깔로 경쟁하고, 선배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문)보경이가 지난해 좋은 경험을 했지만, 실패도 겪었다. 작년에는 타격 시 중심이 상체에 있었는데 올해 하체 밸런스를 잡았다"며 "(문)성주는 어떤 유형의 투수를 상대해도 자신의 스윙을 하는 메커니즘을 지녔다. 2번 타순에서도 출루 등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원은) 팬들의 기대치가 커 결과가 빠르게 나오지 않았을 때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라면서 "잠실야구장의 기운이 이재원을 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