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피닉스 선즈에서 포인트 가드로 활약하는 크리스 폴. [AP=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피닉스 선즈의 가드 크리스 폴(37)은 약 450명의 등록 선수 중 7번째로 나이가 많다. 그 7명 중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30분 이상 뛴 선수는 폴과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뿐이다. 르브론은 앤서니 데이비스 등과 함께 뛰고도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지 못했는데, 폴은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며 서부 콘퍼런스 1번 시드를 얻어냈다.
폴은 NBA를 대표하는 포인트 가드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키(1m83㎝)는 작지만, 빠른 돌파로 상대 수비를 헤집으며 득점하는 능력이 좋다. 거칠 것 없던 폴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2010년 당한 무릎 부상이었다. 이후 폴은 저돌적인 돌파보다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팀 공격을 지휘했다.
현지에서는 폴을 포인트 가드와 신을 합친 별명인 ‘포인트 갓(Point god)’이라고 부른다. 마치 코트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폭넓은 시야로 경기를 이끌어서 붙여진 별명이다. 폴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어시스트 1위(10.8개)에 오르며 통산 네 번째 어시스트왕에 올랐다. 폴은 올 NBA 퍼스트 팀(베스트5) 4회, 스틸왕 6회, 올스타 12회 등을 수상하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그러나 폴은 정규시즌을 잘 치러내고도 플레이오프에서는 번번이 쓴맛을 봤다. 우승 반지가 한 개도 없다. 콘퍼런스 결승에서 뛴 것도 2005년 데뷔 후 13시즌째인 2017~18시즌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는 지난 시즌 딱 한 번 나갔을 뿐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이끄는 밀워키 벅스에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폴은 올해도 선즈의 공격을 이끌며 NBA 전체 승률 1위(승률 0.780·64승 18패)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플레이오프에서는 8번 시드를 받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를 1라운드 4승 2패로 꺾고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댈러스 매버릭스에 3승 4패로 밀려 서부 콘퍼런스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선즈는 16일 끝난 서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댈러스에 90-123으로 대패했다.
폴은 2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 인터뷰에서 “팀의 포인트가드이자 리더로서 이번 패배는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라며 자신을 탓했다. 이어 폴은 “나는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건강하다.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