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9년 일본 도쿄에 개관한 세계 최대 규모 갤럭시 쇼케이스 '갤럭시 하라주쿠'.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오랜 기간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렀던 일본 시장에서 2위로 우뚝 올라섰다. 5G 전환 수요를 공략해 현지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전개한 덕분이다. 반한 감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보다 브랜드를 강조한 전략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3.5%의 점유율로 애플(56.8%)에 이어 2위를 달성했다. 자국 브랜드인 샤프와 소니는 각각 9.2%, 6.5%로 집계됐다.
일본은 아이폰 점유율이 절반을 웃도는 '애플 왕국'이다. 자국 브랜드의 선호도도 높아 삼성전자는 2017~2019년까지 5~7%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작년에는 두 자릿수에 근접한 9.7%를 나타냈다.
지금도 삼성 플래그십과 보급형 모두 선전하고 있다.
일본 최대 이통사 NTT도코모의 온라인 판매 순위를 보면 '갤럭시S22'(이하 갤S22) 울트라 모델이 지난 4월 18~24일 1위에 올랐다.
5월 2~8일에는 랭킹에서 빠졌는데, 대신 갤S22 일반 모델이 8위를 차지했다. '갤럭시A52' 5G 모델도 10위를 기록했다. 1~2위와 5위, 9위를 '아이폰13'과 '아이폰SE'가 가져갔다. 3위는 소니 '엑스페리아5Ⅲ'다.
업계 관계자는 "3G 서비스가 끝나가는 일본에서 통신사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굉장히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도 협업해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도 부담이 되는 비싼 제품보다 중저가 시리즈의 인기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갤럭시S22' 울트라(왼쪽)와 일반 모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파격적인 브랜드 전략을 택했다. 2015년 출시한 '갤럭시S6'부터 '삼성' 로고를 떼고 '갤럭시'만 붙여 판매하고 있다. 양국 관계 악화에 따른 이미지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지난 2019년에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 갤럭시 쇼케이스 중 최대 규모인 '갤럭시 하라주쿠'를 도쿄에 개관했다. 지상 7층·지하 1층에 건물 외관은 1000개 이상의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꾸몄다.
이처럼 삼성 스마트폰은 각국 환경에 맞춘 마케팅으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SA의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시장 상위 15개국 중 브라질·남아공·한국 등 7곳에서 1위로 조사됐다. 애플은 독일·프랑스·미국 등 6곳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