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는 지난주 두 차례 선발 등판해 13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17일 KT 위즈전에서 올 시즌 첫 무실점(6이닝) 투구를 했고, 22일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는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전을 포함해 15와 3분의 1이닝 연속 무실점 중이다.
발목 통증으로 뒤늦게 팀에 합류한 켈리는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10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는 5이닝 동안 11피안타 8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지기도 했다. 평균자책점이 4점대까지 치솟았다.
켈리는 슬로 스타터 유형에 가깝다. 2019년부터 KBO리그에 뛰면서 매 시즌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훨씬 좋았다. 지난 3년간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3.69였고, 후반기에는 2.51로 훨씬 막강했다. 등판 횟수는 전반기(36경기, 13승 11패)가 더 많았으나, 후반기(28경기 19승 5패)에 더 많은 승리를 기록했다.
켈리는 LG의 에이스다. LG 외국인 투수의 역사를 쓴 주인공이기도 하다. 헨리 소사(LG 소속 40승, 통산 77승)를 넘어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투수(46승) 반열에 올라섰다. 2019년 KBO리그에 입성한 뒤 지난해까지 14승-15승-13승씩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다승(4승)과 평균자책점(2.89) 부문에서 모두 팀 내 1위다.
켈리는 점차 위력적인 모습이다. 최근 두 차례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7이닝 2실점을 기록한 17일 경기에서 켈리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2일 경기에서는 SSG 이반 노바와 함께 나란히 7이닝 4피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노바는 1실점 했고, 켈리는 무실점으로 1-0 리드를 안긴 채 8회 마운드를 내려갔다. 특히 이날 경기는 선두 싸움이 걸린 경기였다. LG는 켈리가 마운드를 내려가자마자 불펜진의 난조로 1-3으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켈리는 제 역할을 다했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종전 6이닝)을 기록했다. 앞선 7차례 등판에서 투구 수 100개를 넘긴 적도 없는데 이날 110개의 공을 던졌다. 삼진도 가장 많은 9개를 뽑았다.
켈리의 또 다른 강점은 꾸준함이다.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다양한 투구 레퍼토리로 노련한 경기 운영을 한다. 크게 다치거나 로테이션을 장기간 이탈한 적도 없다. 이런 모습으로 6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5월 16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2년 넘게 등판할 때마다 5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이 부문 KBO리그 개인 최다 기록으로 2위 KIA 타이거즈 양현종(47경기)과 격차가 크다. 기복이 없어야 이어갈 수 있는 대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