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5월 중순 이후 하락세였다.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11경기에서 1승(8패 1무)만 거뒀다. 경기당 평균 3.36득점에 그친 타선도 문제였지만, 평균자책점 5.48(9위)에 그친 마운드의 부진이 뼈아팠다.
젊은 선발진이 일시에 흔들렸다. 이영하가 2경기 7과 3분의 2이닝 9실점 4자책점(평균자책점 4.70) 곽빈이 2경기 9와 3분의 1이닝 8실점(평균자책점 7.71) 최승용이 2경기 8과 3분의 1이닝 9실점(평균자책점 9.72)으로 무너졌다. 평균 6이닝 이상 소화한 최원준, 로버트 스탁과 달리 나머지 투수들은 평균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 선발 투수로 안착했던 곽빈조차 지난 24일 한화를 상대로 한 이닝에 5실점하며 패했다. 3회 말 1사에서 마이크 터크먼에게 2루타를 허용한 곽빈은 이후 최재훈과 승부에서 볼넷을 내준 후 적시타 4개를 맞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5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한 이닝을 못 이겨냈다. 경기 운영이 조금 아쉽다. 좋은 구위를 가지고도 한 번에 점수 주는 건 운영의 문제라고 본다”며 “최재훈과 대결해야 했는데 볼넷을 줬다. 변화구를 던지며 피하지 말고 홈런 맞아도 괜찮으니 승부를 걸었어야 한다. 맞았어도 3-1이었다. 맞더라도 붙어야 했다. 그러고 중심타선과 만나면서 무너졌다”고 돌아봤다.
김태형 감독은 26일에도 "지금 선발진은 그래도 꽤 던지고 있다"며 "팀 공격력이 안 좋으니 어린 투수들이 '초반에 실점하면 안 된다'는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감독은 전날 5이닝 4실점을 기록했던 최승용에 대해 "지금 본인의 능력만큼 던져주고 있다. 불펜으로 던질 때는 구속이 잘 나오지만 선발 투수로 나서 그 구속을 던지기가 쉽지 않다"며 "25일 경기에서도 잘 던졌다. 다만 한순간 방심했다. 타순이나 아웃카운트에 따라 타자들이 어떻게 공략할지 알아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공격적으로 투구하라"고 재차 주문했다. 그는 "투수가 주도권을 갖고 적극적으로 승부해도 다 안타를 맞는 게 아니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져 어쩔 수 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공에는 힘이 없다"며 "그래서 공격적으로 던지라는 것이다. 그것 또한 기 싸움”이라고 했다.
그는 "(투수가 안타를) 맞으면 타자가 잘 친 거라 생각하고 던져야 한다.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한 건 투수가 못 던진 것이다. 제구력도 필요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타자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면 자신 있게 쳐라. 내가 주도권을 갖고 공격해야 하는데 '상대가 무슨 공을 던질까' 하면서 방어적으로 대비하면 반응이 늦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