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지난 15일 잠실 롯데자이언츠전 때 1루수 양석환(31)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그가 1군에 돌아올 때까지 두산은 장타력 부재로 고전했다. 김재환(34)을 제외하면 타선에 홈런 타자가 없었고, 그마저도 5홈런 장타율 0.364(14일 기준)에 그치며 부진했다. 팀 장타율도 0.320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두 사람이 모두 모이자 타선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양석환은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이날 양석환은 "팀에 장타가 없던 것이 내가 결장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복귀했으니 다른 타자들과 시너지가 일어나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김재환의 경조 휴가 결장으로 양석환이 말한 '시너지'는 바로 나지 않았지만, 기다렸던 장타가 25일 양석환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시너지'의 절정은 김재환이 돌아온 26일이었다. 두산은 이날 장단 27안타를 쳐내며 24득점으로 대폭발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중심 타선의 장타였다. 두산의 중심 타자 양석환(3회), 김재환, 호세 페르난데스(이상 4회)가 모두 홈런을 쳐냈다. 세 사람 모두 광속구 루키 문동주를 상대로 쳐낸 홈런이었다. 이날 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던 문동주였지만, 노련한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가 한 수 위였다.
김재환은 경기 후 “그동안의 타선 부진은 모두 (양)석환이의 탓”이라고 웃으면서 “농담이고 석환이가 돌아오니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다. 워낙 열심히 하기도 하고 팀 분위기도 밝게 해주는 친구다. 석환이 말처럼 시너지가 나서 올라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두산은 주말 NC 다이노스와의 창원 시리즈에서 분위기를 이어갔다. 27일 경기에서 다시 양석환·김재환 콤비의 '장타 쇼'가 펼쳐졌다. 김재환이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양석환도 2루타 2개를 날려 25일부터 3일 연속 장타를 신고했다. 29일에도 이들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0-0 투수전으로 흘러가던 경기는 두산은 4회 초 페르난데스의 안타 후 김재환의 볼넷으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고, 양석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어 1-0으로 승리했다.
클린업이 완성된 두산은 타선의 마지막 조각 김인태도 1군에 복귀했다. 김인태는 지난 1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타율 0.315로 활약했다. 부상 전까지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박건우(NC 다이노스)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줬다. 지난 27일 퓨처스리그 첫 경기를 치른 그는 28일 KIA전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첫 안타가 나오자 김태형 두산 감독은 굳이 수비 복귀를 기다리지 않았다. 29일 경기에서 그를 1군 엔트리에 올렸다.
지난주 5할 승률을 거둔 두산은 30일 기준 24승 23패(승률 0.511)로 시즌 5위로 올라섰다. 4위 KIA 타이거즈와는 2경기 차. 완전체 타선이 가동된다면 다시 한번 순위 싸움에 끼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