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KIA의 경기. 5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KIA 소크라테스가 역전 쓰리런 홈런을 치고 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테스형' 소크라테스 브리토(30·KIA 타이거즈)가 극적인 역전포를 터뜨리며 5월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5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5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4회 안타로 방망이를 예열한 소크라테스는 5회 극적인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두산 김강률이 던진 시속 134㎞ 슬라이더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잠실구장은 소크라테스의 응원가와 별명인 '테스형'을 외치는 KIA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4회까지 0-5로 밀렸던 KIA는 소크라테스의 홈런 등으로 5회에만 대거 6득점하며 역전했고, 결국 13-10으로 이겼다.
지난 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KIA의 경기. 5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KIA 소크라테스가 역전 쓰리런 홈런을 치고 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별했던 5월 활약에 걸맞은 피날레였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타율 0.227·1홈런·9타점·OPS(출루율+장타율) 0.643에 그쳤다. 그를 퇴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5월 들어 180도 변신했다. 타율 0.415·5홈런·28타점·OPS 1.145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즌 타율이 0.325까지 올랐고, 나성범·황대인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KIA 타선을 KBO리그 정상급으로 만들었다. KIA는 5월 31일 기준으로 팀 타율 0.273·267득점·41홈런을 기록하며 각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스리런 홈런이 월간 44번째 안타가 된 그의 5월은 역대급 한 달이었다. 안타 44개는 강석천(전 한화 이글스·1997년 6월) 이병규(전 LG 트윈스·1999년 5월·6월) 홍성흔(전 롯데 자이언츠·2009년 8월) 호세 페르난데스(두산·2020년 5월)와 함께 역대 월간 안타 공동 2위 기록이다. 역대 1위는 2018년 6월 김재환(두산 베어스)이 기록한 46개다.
경기 후 소크라테스는 “월간 최다 안타 기록을 의식한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서야 알게 됐다”며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매일매일 새로운 하루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이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실력뿐 아니라 특유의 밝은 성격도 팀의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4번 타자 황대인은 매 경기 전 소크라테스의 머리를 만지며 행운을 기원한다. 두 선수 모두 5월 상승세(황대인 5월 타율 0.312·7홈런)가 가팔랐다. 황대인은 "매일 루틴처럼 소크라테스의 머리를 만진다. 나한테 먼저 와서 해달라고 한다. 오늘도 함께 홈런을 친 후 서로를 가리키며 '러키(lucky)'라고 외쳤다"며 "소크라테스는 외국인 선수 같지 않다. 팀에 녹아들어 한국 선수들과 똑같이 행동해주는 점이 정말 좋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소크라테스의 맹타로 KBO리그는 또 하나의 진기록을 남겼다. 월간 타율 1위를 소크라테스가 차지한 데 이어 2위를 삼성의 호세 피렐라(0.413)가 기록했다. 야구통계 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이래 외국인이 월간 타율 1·2위를 기록한 건 2022년 5월이 처음(경기 수가 적은 3월과 10월은 제외)이다. 피렐라는 시즌 타율 0.400으로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