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브라질 대표팀의 친선경기가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손흥민이 브라질 문전에서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2.06.02/ "수학여행 온 것 아니에요?" 지난달 26일 일찌감치 입국한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한국에서 관광을 즐기는 등 단체로 한가로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을 확인한 국내 축구팬들은 이런 농담을 했다.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은 입국 다음날 경기도 용인의 놀이공원을 찾아 인기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했다. 서울 N타워를 단체 관광하고, 강남의 클럽에서 서울의 밤문화를 즐겼다는 보도도 나왔다. 곳곳에서 브라질 스타들을 알아보는 한국의 축구팬에게는 친절하게 싸인을 해주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브라질 선수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에 즐기러 온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만나 실전에 들어가자 브라질은 왜 자신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1위 팀인지 보여줬다. 기뻐하는 브라질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1-5로 승리한 브라질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2.6.2 superdoo8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단 선발 라인업부터 진지했다. 전날 발 부상으로 오른발이 퉁퉁 부어오른 사진을 SNS에 올렸던 네이마르는 선발 공격수로 나와 후반 33분까지 뛰며 2골을 넣었다.
네이마르는 이날 2골을 모두 페널티킥으로 넣었는데, 마치 한국 골키퍼 김승규를 조롱하듯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아 천천히 슈팅을 했다. 두 번 모두 비슷한 패턴이었다. 두 번째 페널티킥을 넣은 후에는 혀를 내밀고 놀리듯 세리머니를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카제미루(레알 마드리드)는 지난달 28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소화하고도 이날 선발을 자청했다. 그는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클래스를 보여줬다.
서울월드컵경기장 현장에 모인 관중은 브라질 선수들이 등장했을 때부터 마치 콘서트장에 아이돌 스타가 나온 듯 환호를 보냈다. 경기가 시작되자 환호는 탄성으로 바뀌었다. '택배 크로스'라는 말을 마치 실제로 보여주듯 긴 패스가 정확하게 동료의 발 밑에 착, 꽂힐 때마다 "와~"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브라질 선수들이 한국 수비를 가볍게 패스로 뚫어버리거나 개인기로 수비 몇 명을 벗겨낼 때도 야유가 아닌 탄성이 나왔다.
브라질은 후반 파비뉴, 비니시우스, 쿠티뉴, 헤수스 등 벤치에서 대기하던 스타 플레이어들을 연달아 교체 투입했다. 이때도 관중석에서는 기대에 찬 함성이 터졌다.
한국의 1-5 패배로 끝난 경기에서 물론 가장 큰 함성은 황의조의 골이 터졌을 때 나왔지만, 팬들은 브라질의 수준 높고 진지한 경기력에 큰 박수를 보내며 경기장을 떠났다.
한편 브라질 대표팀은 이날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 후 '비공개 훈련'을 강조하면서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을 모아 서울월드컵경기장 피치에서 나머지 추가 훈련을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