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선발 투수 소형준(21)에게 '세 번째' 외국인 투수 동료가 생겼다. KT는 지난달 18일 팔꿈치 부상 중인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좌완 웨스 벤자민(29)을 영입했다.
지난 1일 KT 선수단에 합류한 벤자민은 이강철 감독이 보는 앞에서 불펜 피칭을 했다. 이강철 감독은 "벤자민을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릴리스포인트가 높은 점은 인상적"고 전했다. 지난 3일 퓨처스리그(2군) 실전 등판까지 소화한 벤자민은 7~9일 시작되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에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벤자민은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2시즌(2020~2021)을 뛰었다. 이 기간 추신수(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팀메이트였다. 덕분에 한국 문화에 익숙한 편이다. 벤자민은 KT 선수단과 상견례에서도 한국어로 인사를 전했다. 한국 행을 타진하던 지난겨울부터 틈틈이 공부했다고.
현재 KBO리그 상황도 꿰고 있었다. 지난주 첫 경기부터 7연승을 거둔 키움을 언급하며 "KT도 키움처럼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내가 돕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진지한 태도로 KBO리그에 도전하려는 의지가 전해졌다.
국내 선발 투수 소형준은 '모범생' 벤자민의 합류를 누구보다 반겼다. 2020년 데뷔한 소형준이 한솥밥을 먹은 외국인 투수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뿐이었다. KT는 두 투수로 3시즌(2020~2022) 연속 외국인 자리를 채웠다.
경험이 많은 외국인 투수는 젊은 투수에게 큰 도움을 준다. 소형준도 데뷔 시즌 쿠에바스로부터 컷 패스트볼(커터)을 배워 자신의 주 무기로 만들었다. 이번엔 새 동료 벤자민에게서 배울 점을 찾고 있다. 마침 벤자민은 6개 구종(포심 패스트볼·커터·싱커·커브·체인지업·슬라이더)을 구사한다. 이강철 감독과 양현종은 벤자민의 커브를 일품으로 꼽기도 했다.
올 시즌 소형준은 슬라이더를 다시 연마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다양한 구종을 갖추는 것이다. 소형준은 "아직 벤자민의 실전 투구는 보지 못했다. 그의 피칭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적극적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했다.
구종보다 더 주목하는 건 루틴 등 생활 습관이다. 소형준은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에 대해 "정말 뛰어난 투수들이지만, 자유분방한 편이라 그들의 루틴을 내가 따라 하긴 어려웠다. 삼성 뷰캐넌이나 NC 루친스키는 체계적으로 등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벤자민도 그런 선수라면 유심히 지켜보며 배우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