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6월 A매치 4연전 중 두 번째 경기에서 황희찬과 손흥민의 득점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칠레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로 29위 한국보다 한 단계 높다. 지난 2일 브라질(1위)을 상대로 1-5로 패한 한국은 이날 칠레를 상대로 신승을 거둠으로써 6월 평가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칠레는 ‘가상 우루과이’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같은 조에 속한 대한민국은 남미 국가인 칠레를 상대로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을 우루과이를 대비해 전술을 가다듬는다는 구상이었다. 칠레는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와중이지만 대표팀의 평가전 상대로는 충분했다.
“선발 라인업에 몇몇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던 벤투 감독은 칠레와 경기에서 브라질전과 비교해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수비에서는 김영권(울산 현대)와 이용(전북 현대)가 빠지고 정승현(김천 상무)과 김문환(전북)이 들어갔다. 미드필더진에서는 백승호(전북)이 빠지고 정우영(프라이부르크)가 투입됐다. 최전방에는 황의조(보르도) 대신 나상호(FC서울)이 나섰다.
대표팀의 에이스인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100번째 A매치 출전 기록을 가졌다. 손흥민은 차범근, 홍명보(이상 136경기) 이운재(133경기) 이영표(127경기) 등에 이어 16번째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A매치 100경기 출전 기록을 채우면서 조광래, 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출전 횟수 공동 15위가 됐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시절이던 2010년 18살 나이에 국가대표에 뽑혀 그해 12월 30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시리아와 친선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손흥민은 12년 만에 A매치 100경기를 달성한 것이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99번째 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손흥민이 기록한 A매치 통산 득점은 31골. 지난 3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 경기에서 기록한 게 마지막 득점이었다. 칠레와 평가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전 정우영과 스위칭을 하며 공격에 나섰으나 득점과는 무관했다. 연계플레이와 수비까지 가담하며 팀에 헌신하는 모습은 보였다.
손흥민은 이후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후반 21분 후방에서부터 전진 롱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칠레 수비 3명을 벗겨낸 후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3분 뒤에는 조규성(김천)으로부터 낮게 깔리는 패스를 받아 슛을 날렸으나 옆 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두드리니 열렸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대포알 같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자신의 A매치 100번째 출전을 기념하는 환상적인 득점이었다. 통산 32번째 A매치 득점.
한편 대한민국은 오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와 연이어 평가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