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태석 신부 제자들의 근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부활’의 구수환 감독이 이태석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뜻깊은 이벤트에 나섰다.
구수환 감독은 ‘부활’의 무료 상영회를 개최, 첫 상영지로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성 라자오 마을을 찾았다.
성 라자오 마을은 우리나라에 있는 대표적인 한센인 정착촌이다.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고 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
120명을 수용하는 병동과 진료소, 교육관 등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는데 지금은 한센인이 많이 줄어 40명 정도가 지내고 있다.
구수환 감독이 직접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곳을 ‘부활’ 의 첫 무료 상영회 장소로 결정한 건 이태석 신부의 한센인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기억하고 이곳에 살고 있는 한센인의 마음속 깊이 남아 있는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서다.
영화 상영 시간이 다가오자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부축을 받고 힘들게 들어오는 할머니에게 왜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는지 묻자 “이태석 신부님을 만나고 싶어 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현장 관계자의 전언.
구수환 감독은 상영 시간이 100분 가까이 돼 마지막까지 관람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지만 놀랍게도 영화가 끝날 때까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구 감독은 “고 이태석 신부가 한센인을 돌보는 장면에서는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며 “진심을 담은 사랑의 힘은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경험했다”고 말했다.
고 이태석 신부는 한센인들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사회로부터 외면받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산다며 그들에게 행복을 배웠다고 고백한 바 있다. 구수환 감독 역시 “성 라자오 마을 주민들을 만나면서 이 신부의 고백을 체험하는 것 같아 스스로도 놀랐다. 정말 한센인들은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태석 재단은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곳을 찾아 영화 ‘부활’을 무료 상영하고 강연도 하는 작은 운동을 시작한다. 오는 24일에는 중증장애인과 한센인들이 함께 사는 경남 산청의 성심원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