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구원 투수 정철원이 지난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필승조로 자리 잡은 정철원(23)이 신인왕을 정조준한다.
정철원은 지난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등판해 2이닝 퍼펙트 무실점 투구로 구원승을 거뒀다. 이날 3-4로 지던 7회 말 마운드에 올라온 그는 7회를 땅볼 세 개로 막았고, 이어 역전 후인 8회에도 3루수 땅볼 2개와 직선타로 이닝을 끝냈다.
정철원은 프로 5년 차다. 지난 2018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20순위에 지명된 그는 올해에야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5월 불펜 투수가 부족했던 김태형 두산 감독이 그를 선택했고, 기회를 잡았다. 5월 6일 1군에서 데뷔전을 치른 정철원은 한 달 넘게 지난 지금 올 시즌 16경기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2.95로 변함없는 활약을 유지하고 있다.
정철원의 장점은 높은 신장(192㎝)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2㎞의 강속구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도 고루 던진다.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정철원은 키가 커 타점, 즉 공을 뿌리는 릴리스포인트의 높이가 좋다"며 "아직 다듬어지지 못했지만, 커브도 괜찮다. 다만 커브 각은 크지만, 아직 정교함이 떨어진다. 그래도 워낙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는 게 매력"이라며 "특히 직구의 움직임이 괜찮다. 보통 구속이 빠른 투수들은 공이 깨끗하게 가는데 정철원의 직구는 무브먼트가 좋다”고 설명했다.
양상문 위원은 “제3자 입장이지만, 정철원이 직구 비율(스탯티즈 기준 2021시즌 직구 비율 64.5%)을 좀 더 높여봐도 좋을 것 같다"며 "워낙 커브가 좋기도 하고 피안타도 피하고 싶으니 변화구를 꽤 던지는 편이다. 강점 있는 직구 비율을 좀 더 높여봐도 좋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두산 베어스 구원 투수 정철원이 지난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5년 차지만 1군 데뷔 시즌인 그는 신인왕 자격이 남아 있다. 올 시즌 눈에 띄는 1년 차 신인이 없기에 정철원, 김인환(한화 이글스) 등 중고 신인들이 신인왕 후보로 주목받는 중이다. 다만 불펜이라는 보직이 변수다. 역대 프로야구 신인왕 중 전문 불펜 투수는 1984년 윤석환(OB 베어스)을 시작으로 조규제(1991년·쌍방울 레이더스) 조용준(2002년·현대 유니콘스) 오승환(2005년·삼성 라이온스) 임태훈(2007년·두산) 이용찬(2009년·두산) 정우영(2019년·LG)까지 7명이 있었다. 이 중 윤석환·조규제·조용준·이용찬은 마무리 투수였고 오승환은 99이닝 10승 11홀드 16세이브를 기록했던 전천후 불펜 에이스였다. 중계 투수 신인왕은 임태훈과 정우영이 전부다.
5년 차인 정철원이 중계 투수로 신인왕을 따내려면 확실한 기록이 필요하다. 양상문 위원은 “두산이 지금 필승조가 조금 흔들리는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이 중요한 보직을 계속 맡긴다면 신인왕을 탈 만한 성적이 나올 것이다. 마무리 홍건희 앞에서 던져줄 필승조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철원이 호투 중이다. 이 기회를 살린다면 기록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