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잠실구장. 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태군(33)은 여기저기서 축하 인사를 받고 인터뷰까지 소화하느라 쉴 새 없이 바빴다.
김태군은 지난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올스타전 베스트12 팬 투표 1차 중간집계에서 최다 득표 1위를 차지했다. 완벽하게 주전이라고 할 수 없는 만큼 '깜짝 1위'라 볼 수도 있다.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묵묵히 내 역할을 하다 보니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태군은 2008년 LG 2차 3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해 2013년 신생팀 NC의 특별 지명으로 이적했다. 이후 NC의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한 그는 전역 후 백업 포수로 밀려났다. 김태군이 경찰 야구단에서 복무하는 사이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를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기 때문이다. FA 계약 과정에서 아쉬움을 느낀 그는 지난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 새 둥지를 틀었다. 힘든 시간을 견뎌내자 전혀 생각지도 못한 중간집계 1위라는 선물을 받았다. 김태군이 "최다득표 1위는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한 이유다.
수비형 포수였던 김태군은 올 시즌 공격력 약점을 지웠다. 총 41경기에서 타율 0.340을 기록하며 팀 동료 강민호와 번걸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김태군은 드림 올스타(KT 위즈,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 포수 부문에서 총 33만 4057표를 얻었다. 나머지 4명의 후보와 격차가 크다.
그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가족 역시 고맙다"며 "요즘 야구장에 나와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