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1루수 전의산이 12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 2회 말 스리런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전의산(22)은 첫 1군 콜업 후 잊지 못할 닷새를 보냈다. 그는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의 부진(6월 타율 0.043) 탓에 지난 8일 갑작스럽게 1군에 올라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5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474(19타수 9안타·주간 1위)·1홈런·7타점·4득점·15루타·OPS(출루율+장타율) 1.313으로 맹활약했다. 한 주가 더 지나 10경기를 소화한 시점(18일 기준)에서도 타율 0.405 2홈런 12타점 OPS 1.218로 변함없는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지난 6월 둘째 주 MVP(최우수선수)로 전의산을 선정했다.
SSG 랜더스 1루수 전의산이 12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2회 말 스리런 홈런을 치고 들어오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전의산은 "그동안 연습했던 게 타석에서 잘 이뤄졌다. 큰 상을 받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거침없는 타격으로 단숨에 4번 타자로 자리 잡았지만, 프로 3년 차인 그의 말에는 긴장과 설렘이 묻어 있었다. 전의산은 "1군행은 처음이어서 많이 긴장했다"고 떠올렸다.
올해 전의산의 퓨처스리그(2군) 타율은 0.255. 평범해 보이지만, 5월 이후 성적을 보면 타율 0.297 장타율 0.609로 괜찮았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 타이밍을 중점에 두고 훈련했다. 연습하다 보니 타이밍이 좋아졌고, 5월부터 성적이 좋아지던 참에 1군에 올라와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며 "1군에 왔다고 해서 타격 접근법을 크게 바꾼 건 없다. 어깨가 열리지 않게 스윙하면서 투수와의 승부에만 집중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했다.
SSG 랜더스 1루수 전의산이 12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 2회 말 스리런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당당해 보이지만, 전의산은 매 타석 '1군 적응 중'이다. 전의산은 "타석에서 공만 보고 가볍게 치려고 생각한다. 고교 때까지는 크게 긴장하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프로는 확실히 다르더라. 프로에 오니 막내급이 됐고, 처음 보는 1군 투수 선배님들을 상대하니 정말 긴장됐다"고 전했다.
고교야구나 퓨처스리그와 '차원이 다른' 변화구는 1군 새내기 전의산에게 말 그대로 '신세계'였다. 전의산은 "1군 투수들의 변화구는 정말 대단하다. 갑자기 멈추고, 또 사라진다"며 "이용찬(NC 다이노스) 선배님의 포크볼이 가장 기억난다. 공이 홈 플레이트까지 직구처럼 왔다. 배트가 나가려는데 갑자기 사라지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기억에 남는 공을 묻자 "역시 12일 데뷔 첫 홈런이 된 남지민(한화 이글스)의 직구다. 지민이는 중학교 동창이다. 경기 후 '나한테 살살 좀 해라'고 연락했다"고 웃었다.
SSG 랜더스 1루수 전의산이 12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2회 말 스리런 홈런을 치고 들어오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전의산은 최준용(롯데 자이언츠)과 경남고 동기다. 전의산은 "최준용과 고교 시절 배터리를 해봤다. 최준용이 지금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이지 않나. 한번 붙어보고 싶다"고 꼽았다. 이어 경남고 선배 노시환(한화)에 대해서도 "나도 그처럼 1군에서 잘해서 꼭 자리를 잡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고 선배이자 소속팀 주장인 한유섬에 대해선 "선배님은 타석에서 풍기는 아우라가 있다. 장타 능력이 정말 매력적인 분"이라며 롤 모델로 꼽았다.
2위 키움 히어로즈에 맹추격을 당했던 선두 SSG는 전의산의 활약 덕에 급한 불은 끌 수 있었다. 전의산이 1군에서 살아남는다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할 수도 있다. 전의산은 "(다시 2군에 내려가게 되더라도) 가을 확대 엔트리 때 들어가는 게 목표 중 하나다. 막판까지 팀이 더 많은 승리를 거두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